교육부 장관 후보, 나는 어떤가?

한겨레 입력 2022. 9. 22. 19:10 수정 2022. 9. 23.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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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달 8일 취임 34일 만에 사퇴하고 그 자리는 아직 공석이다.

후보자가 나와도 걱정이다.

윤 대통령도 878억원을 들여 영빈관 새로 짓겠다고 했다 한나절 만에 거둬들였다.

교육부 해체는 장관이 없으니 대통령이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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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창]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달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기자들에게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사무실로 돌아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있다. 연합뉴스

[삶의 창] 김소민 | 자유기고가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달 8일 취임 34일 만에 사퇴하고 그 자리는 아직 공석이다. 나는 자유를 사랑하는 해방의 정부가 출범 6개월이 지나도록 내각도 다 구성하지 못할까 밤잠을 설친다. 후보자가 나와도 걱정이다. 김인철, 정호영, 김승희 등 전 장관 후보자들이 줄줄이 낙마하지 않았나. 충정으로 제안한다. 장관으로 나는 어떤가?

내 청렴도는 1급수다. 만취 운전한 적 없다. 고성방가는 했다. 다행히 이 정부는 음주운전해도 “훌륭한 사람”이라며 교육부 수장으로 임명할 정도로 포용력이 태평양이다. ‘조교 갑질’ 논란에서 자유롭다. 조교가 없다. 내 갑질 받아주는 사람은 부모밖에 없다. 중복 게재할 논문도 없다. 김인철 전 후보자는 ‘온 가족 풀브라이트 장학금 특혜’ 의혹을 샀는데, 나는 장학금이라곤 받아본 적이 없다. 방석집? 이불집만 가봤다. 김승희 전 후보자처럼 관사에 살며 세종시 특별분양 받을 만큼 수완도 돈도 없다. 무엇보다 나는 애가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능력만 볼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어떤 능력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확실히 전문성은 아니다. 몇가지 짚이는 건 있다. ‘막 던지기’다. 박순애 전 장관은 대통령의 뜻을 받들어 만 5살 입학 정책을 내놨다가 철회했다. 기자들의 질문을 피해 회견장을 빠져나가려다 신발 한짝이 벗겨지기도 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대기업,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을 지방으로 이전하겠다고 했는데, 보도를 보면 당사자들은 금시초문이란다. 윤 대통령도 878억원을 들여 영빈관 새로 짓겠다고 했다 한나절 만에 거둬들였다. 나도 ‘막 던지기’ 능력이라면 빠지지 않는다. 이 칼럼을 보시라. 나를 장관 후보로 막 던지고 있지 않은가.

또 다른 능력은 자기 부처 해체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인사청문회 때부터 “여가부 폐지”를 말해왔고 매진하고 있다. 성범죄, 스토킹 범죄 피해자의 80% 이상이 여성인데도 신당역 스토킹 살인이 일어난 뒤 정작 대책을 궁리해야 할 여가부 장관은 “여성혐오 범죄로 보지 않는다”며 “남녀 이중프레임으로 보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성평등문화추진단 사업은 내년 예산에서 빼고, 여성의 16%가 신체적, 정서적, 성적, 경제적 폭력이나 통제를 경험했다는 걸 보여준 ‘2021년 여성폭력 실태조사’는 다섯달 묵혔다 보도자료도 없이 온라인 게시판에 올렸다. 기관장들도 자기 기관의 존재 의미를 흔드는 데 애쓰고 있다. 최재해 감사원장이 “감사원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지원하는 기관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걸 보니 감사원은 비서실인가? 재벌 일감 몰아주기 등을 감시하는 부서를 대폭 축소한 걸 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전국경제인연합인가?

교육부 해체는 장관이 없으니 대통령이 나선다. 윤석열 대통령은 “교육부의 첫번째 의무는 산업인재 공급”이라며 “교육부가 스스로 경제부처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차피 한국에서 아이들은 원자재, 학교는 공장이니 교육부를 없애고 산업통상자원부에 통합하려는 것 아니겠나. 조직해체 능력, 나는 갖췄다고 자부한다. 내 전 직장 상사들이 증언해줄 것이다.

대통령이랑 동문 정도는 돼야 장관 할 수 있다고들 하지만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정부가 동아리도 아니고 그럴 리가 없지 않은가? 서울대 법대 출신들이 포진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여기엔 깊은 뜻이 있다. 능력과 학벌은 별 상관이 없다는 걸 온 국민에게 보여줘 ‘학벌주의’를 타파하려는 것이다. 서울대 법대 출신인 대통령이 몸소 보여주고 있지 않나. 대통령의 깊은 뜻을 읽어내는 나도 체리따봉을 받을 자격이 있지 않나? 기자들 피할 때 신으려고 운동화도 준비해 놨다. 그래도 내가 별로라면, 다른 사람 추천할 수 있다. 주변에 나 같은 사람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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