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여담] 抑强扶弱 <억강부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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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를 억, 강할 강, 도울 부, 약할 약.
억강부약.
삼국지 위지의 '억강부약'과 논어의 '불환과이환불균 불환빈이환불안'은 모두 상쟁(相爭)보다는 상생(相生)의 정신을 강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억강부약'을 다시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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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를 억, 강할 강, 도울 부, 약할 약. 억강부약. 강한 자를 누르고 약한 자를 도와준다는 의미다. 중국 삼국지(三國志) 위지(魏志) 왕수전(王修傳)에 나온다. "정치란 강한 이를 누르고 약한 이를 돕는 것"이라고 했다. 이와 비슷한 말은 이전에 공자(孔子)도 한 바 있다.
논어(論語) 계씨(季氏)편을 보면 춘추시대 노(魯)나라 권력자 계강자(季康子)가 약소국 전유를 공격하려 한 이야기가 전한다. 계강자의 가신 염유와 계로가 이 사실을 공자에게 전하자 공자는 나라를 소유한 자와 집을 소유한 자는 "적음을 걱정하지 않고 고르지 못함을 걱정하며, 가난함을 근심하지 않고 편안하지 못함을 근심한다"(不患寡而患不均 不患貧而患不安)며 만류했다. 통치자라면 마땅히 백성이 많고 적음에 구애받지 않고 백성들이 모두 고루 잘 살게 하는 데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즉 백성들이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통치자의 소임이라는 의미다.
삼국지 위지의 '억강부약'과 논어의 '불환과이환불균 불환빈이환불안'은 모두 상쟁(相爭)보다는 상생(相生)의 정신을 강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억강부약'을 다시 강조했다. 이 대표는 지난주 당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윤석열 정부의 경제 정책을 두고 "억강부약이라고 하는 정치의 아주 초보적 원리를 역행하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부자감세를 하고 취약층을 도외시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경기도지사 시절 시행했던 지역화폐 예산과 노인·청년 일자리 및 영구 임대주택 예산 등을 윤 정부가 삭감한데 대한 지적이었다.
그러나 지역화폐 정책은 효과가 의심받고 있고 노인청년 일자리 정책은 단기 '세금 알바'로 고용에 별 도움이 안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대표는 작년 7월 대선 출마선언 때도 억강부약을 자신의 정치 비전으로 내세웠다. 억강부약으로 대동세상(大同世上)을 열겠다고 했다. 하지만 물고 물리는 시장경제에서 어느 한쪽을 누르고 다른 한쪽을 올리는 정책은 부작용을 낳기 마련이다. 억강부약이 아니라 '부강부약'(扶强扶弱)이 바른 길일 것이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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