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옵션 스트라이커' 조규성의 부재..벤투 감독의 '3옵션'은?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신뢰하는 공격수 조규성(24·전북)이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뛰지 못하게 됐다. 조규성을 황의조(30·올림피아코스)의 대체 ‘2옵션 스트라이커’로 꾸준히 기용해 온 벤투 감독은 이제 ‘3옵션’을 모색해야 한다.
9월 A매치 대표팀 명단에 올랐던 조규성은 지난 21일 허벅지 근육 부상으로 인해 소속팀으로 돌아갔다. 조규성은 꾸준히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으며 ‘벤투표 스트라이커’로서 대표팀 내 입지를 굳히고 있다. 벤투 감독은 조규성을 원톱 황의조의 교체 멤버로 투입하거나, 황의조와 함께 투톱으로 기용하는 방식을 고수해왔다.
조규성이 낙마하면서 이번 A매치에서는 황의조가 최전방에 서고, 손흥민과 황희찬이 양 날개를 맡는 포메이션이 유력하다. 이때 조규성을 대신해 투톱으로 황의조의 파트너 역할을 하거나, 원톱 황의조와 교체돼 들어갈 수 있는 스트라이커는 정우영(23·프라이부르크)과 이강인(21·마요르카), 조영욱(23·FC서울) 세 명으로 좁혀진다.
정우영은 대표팀에서 주로 2선 미드필더 자리에 기용되고 있지만, 소속팀에서는 원톱 바로 뒤에 배치되는 ‘처진 스트라이커(세컨드 스트라이커)’의 역할을 주로 소화해 왔다. 때에 따라 원톱이나 윙포워드를 맡기도 했다. 정우영은 스피드와 체력, 전술 이해도를 앞세워 어린 나이에 유럽 빅리거 주전으로까지 성장했다. 전방 포지션을 두루 소화할 수 있기에 활용폭이 넓은 공격 옵션이다.
이강인은 이번 시즌 마요르카에서 무리치(28)와 함께 투톱에 배치돼 2선 미드필더 라인을 오가며 공격 전개를 마무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이강인은 조규성과 황의조처럼 문전에서 빠르게 득점으로 마무리하는 유형의 스트라이커는 아니다. 벤투 감독은 지난 20일 대표팀 훈련에서 이강인을 중앙 미드필더와 윙포워드, 스트라이커 등 다양한 포지션에서 활용해 보며 옵션을 점검했다.
조규성의 소집 해제로 인해 대체 발탁된 조영욱은 A대표팀 경험은 적지만 소속팀과 연령별 대표팀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주전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힘 있는 슈팅과 지치지 않는 체력이 장점이다. 벤투 감독은 지난 7월 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서 이미 원톱 스트라이커로 조영욱-조규성 로테이션을 시험한 바 있다.
소속팀에서 주전 자리를 빼앗긴 정우영과 오랜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이강인, 아직 A대표팀에서의 입지를 굳히지 못한 조영욱은 월드컵에 가기 위해 국가대표 공격수의 자질을 증명해 보여야 한다. “새로운 전술을 선보이겠다”고 공언한 벤투 감독에게 이들은 ‘새로운 스트라이커’로서 각인될 수 있을까.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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