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혁신기업] 아바타 수어·다이내믹 점자.. 차별 없앤 키오스크 기준을 만들다

김나인 2022. 9. 22.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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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기술로 장애인·노인 등 편의성 높여
대학병원·선별진료소·박물관 속속 도입
국가 표준 4건 제정, 생태계 활성화 앞장
높은 단가 낮추기위해 다양한 버전 계획
방문객들이 전남대학교병원에 설치된 엘토브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를 이용하고 있다. 엘토브 제공
엘토브가 제작한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김나인 기자
김지훈 엘토브 부사장이 회사 로고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엘토브 제공
김지훈 엘토브 부사장이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를 소개하고 있다. 김나인 기자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혁신 엘토브

"장애인들이 사용하기 편한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무인정보 단말기)를 생활현장 곳곳에 설치해 디지털 취약계층이 삶의 불편을 겪지 않도록 돕겠습니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엘토브 본사에서 만난 김지훈 부사장은 "엘토브는 소외 계층이나 노년층을 위한 기술을 키오스크에 접목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국가 표준 제정을 통해 관련 생태계를 키우는 데 앞장서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아시아 1위 미디어 플랫폼 서비스'를 목표로 하는 엘토브는 2008년 설립 후 2009년부터 키오스크 사업을 시작했다. 온·오프라인 융합 플랫폼과 스마트싱스를 통해 보다 풍요롭고 가치 있는 스마트 세계를 만들겠다는 기치 하에 AI(인공지능), 빅데이터, AR(증강현실), 가상현실(VR) 등의 기술을 기기에 녹여놓고 있다.

그 결과 한국과 싱가포르 백화점 쇼핑몰 안내용 디스플레이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 시장 점유율은 90%, 싱가포르 시장 점유율은 85%에 달한다.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 신세계, 이케아, 두타, SPC, 인천공항, SK텔레콤, 현대자동차 등이 엘토브의 고객사다.

이 회사는 지난 2020년 4월부터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개발·실증 사업자로 선정돼 정부와 손잡고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위한 기기를 개발했다.

엘토브의 키오스크는 얼굴인식, 음성인식, 동작인식 등 AI 기술을 탑재해 이용자의 요구를 효과적으로 이해하고 소통하면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기에 청각 장애인을 위한 아바타 수어 안내, 시각·청각 복합장애인을 위한 다이내믹 점자 기능, 지체장애인과 노약자를 위한 키패드를 추가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환경이 확산하면서 식당, 카페, 관공서 등에서 키오스크를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지만, 고령층뿐 아니라 장애인들은 키오스크 이용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날 직접 시연해 본 엘토브의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는 높낮이 조절부터 음성 안내, 아바타 수어 안내, 다이내믹 점자 안내까지 키오스크 사용이 힘들거나 익숙지 않은 이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능으로 무장하고 있었다.

하단 버튼을 통해 높이를 자동으로 조정할 수 있고, 키오스크 화면 한 편에서는 유니티와 함께 만든 청각장애인을 위한 아바타 수어 캐릭터가 안내를 도왔다.

키패드 옆에는 점자 디스플레이가 탑재돼 있어 시각장애인을 위해 실시간으로 점자를 출력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저시력자를 위해 키패드 화면은 색상 반전이 있는 흑백으로 설정했다.

김 부사장은 "실제 시각장애인을 초청해 시연해보니 신선하다는 반응이 많았다"며 "키패드는 시각장애인뿐 아니라 지체장애인도 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최우선으로 해서 개발했다"고 말했다.

엘토브가 개발한 키오스크는 그동안 취약계층 친화 기기에 목말라 하던 기관들로부터 환영를 받고 있다. 독립기념관과 인천세종병원이 국내 최초로 엘토브의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를 도입했고, 지난해에는 전남대학교병원과 수원시 선별진료소가 접수용 키오스크를 설치했다. 올해는 국립중앙박물관 배리어프리 안내 키오스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혈압, 체중, 체온, 뇌파 측정과 기초 문진, 얼굴인식이 가능한 스마트 헬스케어 키오스크도 개발했다. 회원별 측정이력 관리를 통해 이상 징후 발생 시 문자까지 발송해 준다. 이 기기는 5G MEC(모바일 엣지 클라우드) 선도사업에 채택돼 제주 노인회관에 설치된 데 이어 경북 성주, 서울 관악, 강화 등에도 도입되고 있다.

엘토브는 세계적으로 300개 이상의 공급사례를 확보하고 지금까지 5000대 이상의 키오스크를 구축했다. 기기 개발뿐 아니라 표준화 작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를 개발하면서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한 표준 4건을 제정했다. 이는 지난해 TTA(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우수표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김 부사장은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법적, 제도적인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며 "엘토브가 제정한 기술 표준이 확산돼 후발 사업자들도 어려움 없이 시장에 쫓아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엘토브는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의 산업융합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에 선정돼 공공시설과 병원 등에 설치된 키오스크 70여 대에 자동 높이 조절과 음성지원 등의 기능을 적용할 수 있게 됐다.

배리어프리 키오스크에는 디지털 카메라가 장착돼야 하는데 카메라에 찍힌 사진이나 영상 또한 개인정보에 속해 제한된 목적 외 공개된 장소에서 설치·운영이 금지돼 있다. 이에 엘토브는 선제적으로 실증특례를 신청했다.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는 장애인뿐 아니라 노약자나 키가 작은 어린이에게도 꼭 필요한 기기지만 대중화를 위해서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1500만원에 달하는 높은 가격이 걸림돌이다.

실제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가 지난 6월 전국 15개 지역 공공·민간업체에 설치된 키오스크 1002대를 조사한 결과,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기기는 엘토브가 인천세종병원에 설치한 기기 한 대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엘토브는 향후 점자를 음성으로 대체하는 등 다양한 버전의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를 출시해 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추겠다는 방안이다. 이를 통해 아직 초기 단계인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 가운데 법적·제도적으로도 장애인 디지털 기기 접근성에 대한 논의가 가속화되는 만큼 정부의 지원이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내년 1월 시행을 앞둔 장애인차별금지법 개정안에는 장애인 키오스크 이용 시 '정당한 편의 제공'을 의무화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정부나 민간에도 적극적인 움직임이 시급한 상황이다.

김 부사장은 "공공·민간기관,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서는 정부의 바우처 제공이나 소상공인 키오스크 지원 사업 차등 지원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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