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만성골수성백혈병'의 날..원인과 생존율은?
매년 9월 22일은 만성골수성백혈병의 날이다. 만성골수성백혈병에 대해 알리고, 환자들에게 치료의 중요성과 완치의 희망을 주기 위해 지정되었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은 백혈병 중 가장 일반적인 유형의 하나로, 전체 성인 백혈병의 약 25%를 차지한다. 매년 인구 10만 명당 0.8명이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앓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혈액세포에 생긴 암, 백혈병이란?
우리 몸의 뼈 안에 존재하는 골수에는 조혈모세포가 있다. 조혈모세포는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을 생산하는 역할을 하며, 자가복제 능력이 있어 지속해서 새로운 피를 만드는 조혈작용을 한다. 골수의 정상 혈액세포가 암세포로 전환되어 증식되면 혈액암이 생기는데, 이것이 바로 백혈병이다. 백혈병은 발병 속도와 세포의 악화 속도에 따라 급성과 만성으로 나뉘고, 세포의 기원에 따라 골수성과 림프구성으로 나뉜다.
이중 만성골수성백혈병은 매우 천천히 진행되어 만성적인 경과를 보인다. 만성골수백혈병 환자의 골수는 백혈구를 과다 생성하고, 이렇게 증식된 혈구들은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점점 쌓인다. 결국, 건강한 적혈구와 백혈구, 혈소판은 상대적으로 제 기능을 잘하지 못하게 된다.
빠른 발견과 치료가 관건..원인과 증상은?
만성골수성백혈병은 대개 염색체 이상에 의해 유발한다. 비정상인 염색체를 필라델피아 염색체라고 하는데, 이 염색체는 9번과 22번 염색체의 일부 유전자가 서로 자리바꿈을 하면서 생긴 BCR-ABL1이라는 유전자에 의해 비정상 단백질을 만들어 몸 전체에 백혈구와 혈소판을 생성하라는 신호를 보낸다.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의 말초 혈액을 채취해 혈구의 수를 측정해보면, 정상 수치인 1mm³당 4,000~9,000개보다 현저히 증가해 있는 경우가 많으며, 때로는 10~20만 개로 늘어난 경우도 있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이 생기는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발생 빈도와 가족력 간에는 상관관계가 없으며, 연령이 증가할수록 발병할 확률이 높아진다. 또한 여성보다 남성이 약 1.3배 정도 더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성골수성백혈병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을 잘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피로감 ▲어지럼증 ▲두통 ▲체중감소 ▲발열 ▲야간발한 ▲비장비대로 인한 좌측 상복부의 불편감 ▲식후 조기 포만감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하이닥 내과 상담의사 신광식 원장(서울신내과의원)은 하이닥 칼럼에서 “백혈병은 혈액 검사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피로나 소화 불량 등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우연히 진단받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다른 증상으로는 땀을 과도하게 흘러간 멍이 쉽게 생길 수 있으며, 월경 기간이 길어질 수도 있다.
초기에 치료를 잘 받으면 병의 진행을 멈추고 장기 생존을 기대할 수 있다. 치료받지 않으면 만성기는 2~5년 정도 지속된다. 하지만 만성기를 지나 가속기와 급성기로 넘어가게 되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가속기에는 부가적인 염색체 이상이 발견될 수 있고, 암세포가 골수 이외의 신체조직 기관에 침범해 비장의 크기가 커지는 등의 증상을 보이게 된다. 가속기는 최대 1년 정도 지속되다가 급성기로 넘어가는데, 이때는 비장이 더욱 커지고 감염과 출혈이 빈번하며, 겨드랑이나 사타구니 부위의 림프절이 커질 수 있다.
난치병에서 만성질환의 개념으로…치료 방법은?
불과 20년 전만 해도 만성골수성백혈병은 장기 생존율이 30~40%에 불과한 난치병에 속했다. 하지만 분자생물학적 발병기전이 밝혀지고 다양한 치료제가 개발되면서 현재는 약 90%까지 높아졌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의 치료는 크게 항암화학요법과 조혈모세포 이식으로 나눌 수 있다. 항암화학요법은 경구 표적항암제가 표준 치료로 현재 5세대까지 진행되고 있다. 표적항암제는 환자의 나이나 예후 및 기저질환 등을 고려해 선택한다.
조혈모세포 이식은 공여자의 골수, 말초혈액, 제대혈 등에서 조혈모세포를 채취해 환자에게 이식하는 시술로, 백혈병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법이다. 표적항암제 치료에도 불구하고 가속기 및 급성기로 진행한 경우, 모든 표적치료제에 내성을 가지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생한 경우 등의 경우에 시행한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의하면 2021년에는 542명의 환자가 조혈모세포로 이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움말= 하이닥 상담의사 신광식 원장(서울신내과의원 내과 전문의)
윤새롬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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