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 다양성은 어떻게 능력주의를 뛰어넘었나

■다이버시티 파워
매슈 사이드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서울경제]

지난 몇 년간 능력주의와 다양성에 대한 논쟁이 사회 각 분야에서 화두였다. 공정가치 추구와 소수자 담론의 대두는 능력주의를 통해 성장해 온 현대 사회에 논쟁거리를 던졌다.

영국 탁구 국가대표 출신의 언론인인 저자는 신간 ‘다이버시티 파워’를 통해 해답을 제시한다. 저자는 “우리는 다양성의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며 “인지 다양성을 활용하면 경쟁우위에 필요한 핵심 요소를 얻고 재창조와 성장으로 나아가는 확실한 경로를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주장을 저자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뒷받침한다. 2001년 발생한 9·11 테러는 다양성을 확보하지 못해 발생한 비극이다. 똑같은 유형의 ‘복제인간’들로만 구성돼 있던 CIA는 테러를 암시하는 여러 징후들이 있었음에도 새로운 시각에서 증거들을 보지 못했고, 이는 비극으로 이어졌다.

다른 사례도 많다. 1980년대 말 영국 각료들은 귀족의 눈높이에 맞는 세제 정책을 내놓아 국민들의 비난을 자초했다. 1996년 에베레스트에서 발생한 조난과 참사도 반대되는 의견을 듣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다.

반면 다양성을 통해 성공한 사례도 많다. 혁신과 창의성은 다양성 속에서 나온다. 영국 축구 국가대표팀에는 스타트업 창업자와 교육 전문가, 럭비팀 감독, 육군사관학교장이 참여해 반항적인 아이디어들을 제시한다. 스웨덴 정부는 제설 작업에 실패해 왔는데, 차량 이동이 아닌 보행자, 남성과 여성의 보행 패턴의 차이에 주목하며 제설 방법을 바꿔 더 효율적인 제설이 가능해지게 됐다.

저자는 다양성 활용을 위해 세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첫째는 무의식적 편견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경영진의 뒤에서 조언하는 젊은이들, ‘그림자 위원회’를 설치하라는 것이다. 마지막은 협업에 성공하려면 ‘자신의 통찰을 남에게 주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요즘 “중간만 가라” “평균만 하자"라는 말과 생각을 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이미 설정된 디폴트는 평균에서 멀리 떨어진 아웃라이어들을 보지 못하게 하고, 이는 실패로 이어진다. 저자는 “이제는 다양성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모든 상황을 감안할 때 질적으로 더 나은 참신한 해결 방안이 나온다”고 강조한다. 솔직한 반대와 다른 의견 제시는 사회에 대한 위협이 아니라 활력에 대한 기여다. 2만 1000원.

한순천 기자 soon1000@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