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AI·자동차용 반도체 회사 '탈바꿈'

유혜진 기자 2022. 9. 22.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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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가 미래다-2부] ⑥용인·이천·청주공장 동시 확장.."위기에 투자"

(지디넷코리아=유혜진 기자)반도체 없이 살 수 없는 시대가 왔습니다. 반도체는 이제 사회와 산업의 생명수이자 권력입니다. 모든 것을 움직이고 연결할 수 있지만, 모든 것을 멈추고 파괴할 수도 있습니다. 1960~1970년대 노동집약적인 우리 경제를 첨단·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탈바꿈시킨 반도체가 이제 기술 패권 경쟁과 4차 산업혁명 속에 새로운 시대를 맞았습니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국내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생태계 확장은 어느 때보다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지디넷코리아가 창간 22주년을 맞아 '반도체가 미래다' 시리즈를 3부에 걸쳐 연재합니다. 우리 수출 산업의 첨병을 넘어 경제 안보 자산으로 평가 받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현주소를 면밀히 짚어보고, 무엇을 준비하고 미래를 어떻게 설계해야 할지 방향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1부: 세계는 반도체 전쟁

2부: 한국 반도체 신화는 계속된다

3부: 전문가에게 듣는다

용인반도체산업단지 조감도(사진=용인시)

SK하이닉스가 국내 사업장을 동시다발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2025년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살아날 것으로 기대했다. 반도체가 첫 삽을 뜨고 결실을 맺기까지 오래 걸리는 기간산업인 만큼 위기일지라도 미리 투자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2012년 SK그룹에 편입되고서 2015년 경기 이천시에 M14를 지었다. 2018년 충북 청주시 M15, 지난해에는 이천 M16을 차례로 준공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지난 6일 청주 공장 증설을 발표하면서 “위기에도 미래를 내다보고 과감하게 투자했기에 SK하이닉스가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며 “새 공장은 미래 성장 기반을 확보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총괄 사장은 “세계적으로 경제가 불확실하지만 메모리 반도체 산업 규모는 장기적으로 커질 것”이라며 “SK하이닉스는 경영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맞춰가면서 근본적인 사업 경쟁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산업 단지가 꾸려질 경기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사진=용인시)

용인국가산업단지에 120조 투자

SK하이닉스 미래 사업장은 경기 용인시에 있다. 용인일반산업단지는 경기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독성·고당·죽능리에 415만㎡(약 126만평) 규모로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생산 기지를 조성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이곳에 12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공장 4개를 짓기로 했다. 2025년 초 1기 건설 공사를 시작해 2027년 가동하는 게 목표다.

이천과 청주를 지리적으로 이을 새로운 사업장인데다 여기서 만들 반도체 또한 미래지향적 제품이다.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주목했다. 얼마 전 ‘프로세싱 인 메모리(PIM·Processing In Memory)’를 개발했다. PIM은 정보를 저장하는 메모리 반도체에 연산 작업을 할 수 있는 AI 프로세서를 더한 제품이다. SK하이닉스는 D램 대신 PIM을 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GPU)와 함께 쓰면 연산 속도가 16배까지 빨라진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에서 떨어져 나온 AI 반도체 회사 사피온과 손잡고 PIM과 AI 반도체를 결합한 기술도 내놓기로 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다. 부지를 찾고 땅 주인에게 보상하고 인·허가하는 과정이 길어지면서 정부가 산업단지 계획을 발표한지 3년이 됐다. 용인뿐 아니라 인근 지방자치단체 협조도 필요하다. 반도체를 만들 때 물을 많이 쓰는데, 용인에서 물이 샘솟는 게 아니라 주변에서 끌어와야 한다. 산업통상자원부·환경부·국토교통부, 경기도, SK하이닉스가 용수 시설을 구축하고자 경기 여주시와 협의하고 있다. 여주시는 하수 처리 시설을 지원하라고 중앙정부에 요구했다. 또 상수원 보호 규제가 그동안 지역 발전을 가로막았다며 입지 규제를 풀고 여주시에도 산업단지를 조성하라는 입장이다.

SK하이닉스 이천 본사에서 M10라인 300㎜ 장비 반입식이 열리고 있다.(사진=SK하이닉스)

AI·자동차용 반도체 회사로 탈바꿈

SK하이닉스는 이천 사업장도 꾸준히 넓히고 있다. 1984년 12월 이천에서 첫 반도체 S램을 시험생산했다. S램은 전원을 주는 한 기억을 보존하는 메모리 반도체다. 2004년에는 T1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이천 M10을 200㎜ 웨이퍼 라인에서 300㎜ 웨이퍼 라인으로 리모델링했다. 이어 2015년 이천 M14, 지난해에는 이천 M16을 차례로 준공했다.

그래도 모자라다. 올해 초 ‘이천 M16 클린룸 크기가 앞으로 4~5년 동안 쓰기에 부족해 보인다’는 의견에 노 사장은 “(지난해 초 준공한) M16이 계획보다 빨리 램프업(Ramp-up·양산 전 생산능력을 끌어올리는 작업)되고 있다”며 “공간이 더 필요한 게 사실”이라고 답했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응용처 확대에 대응하기로 했다. AI 반도체와 아울러 자동차용 반도체를 미래 먹거리로 삼았다.

SK하이닉스는 자동차용 반도체 제품의 기능 안전 국제 표준 ‘ISO 26262’ 인증을 획득했다. 크게 성장하는 자동차용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안전·품질·신뢰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내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회사를 인수한 것도 이런 목적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키파운드리 지분 100%를 5천758억원에 사들였다. 키파운드리가 전력 반도체,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 다양한 비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한다며 SK하이닉스의 자동차용 반도체 포트폴리오가 넓어졌다고 자평했다.

독일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는 세계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 규모가 올해 450억 달러(약 63조 원)에서 2040년 1천7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SK하이닉스 청주공장 생산 시설 단지(사진=SK하이닉스)

10월부터 청주에 새 공장 건설

SK하이닉스는 이천 사업장은 포화, 용인 사업장은 멀었다고 보고 청주로 눈을 돌렸다. 이미 확보한 땅에 M15 확장 공장 M15X(eXtension)를 짓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청주 M15를 건설했다.

다음 달 청주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6만㎡(약 1만8천평)에 M15X 건설 공사를 시작한다. 2025년 초 완공이 목표다. M15X는 복층 구조다. 기존 청주 M11·M12 공장을 합한 것과 비슷한 규모라고 SK하이닉스는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5년에 걸쳐 M15X 공장 건설과 생산 설비 구축에 총 15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2025년 반도체 업황이 살아날 것으로 보고 준비 차원에서 M15X 건설을 계획했다.

인근 M17 신규 공장 착공 시점은 반도체 시황을 고려해 정하기로 했다.

유혜진 기자(langchemist@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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