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양 "韓 전기차 차별, 한미 경제협력에 부정적"

韓·美 산업장관, 워싱턴 회동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상무부에서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과 회담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한미 양국 간 첨단 산업, 공급망, 에너지 협력이 긴요한 가운데 한국산 전기차에 대한 차별적인 세액공제로 협력 분위기가 저해되는 것에 우려가 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문제를 양국 간 경제협력의 큰 틀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근 의회에서 통과된 IRA에서 전기차 세액공제에 대한 한국 측 우려를 놓고 솔직한 견해를 교환했다."(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

한미 산업장관이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만나 IRA를 놓고 이 같은 입장을 공개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IRA에 대해 우려를 제기한 가운데 지나 러몬도 미 상무부 장관은 의견 차이를 서로 확인했다는 외교적 표현인 '솔직한(frank)'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한미 사이에 간극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산업부에 따르면 이 장관은 "앞으로 반도체, 배터리, 원전 등 양국 간 협력 사안이 매우 많은 상황에서 IRA 같은 차별적 조치는 협력의 동력을 약화하는 만큼 조속히 해결하는 것이 양국 모두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전기차 보조금 문제부터 풀어 달라고 미국 측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인 것이다.

그러나 미 상무부는 보도자료에서 "한국 국회에서 외국 콘텐츠 제공 업체에 망 사용료를 부과하는 법안에 대한 미국 측 우려, IRA에 따른 한국 측 우려를 놓고 솔직한 견해를 교환했다"면서 한미 양국의 요구 사항을 협상 테이블에 동시에 올렸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한미 간 치열한 물밑 협상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양측은 한미 공급망·산업 대화(SCCD)와 관련해 첨단 제조 공급망 탄력성 및 이중 용도 수출 통제에 대한 실무그룹을 연말까지 출범시키기로 했다.

이번 한미 산업장관 회담에서는 반도체지원법 논란도 다뤄졌다. 이 장관은 "한국 기업들의 비즈니스가 위축되지 않아야 하고 반도체 공급망에 교란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미 상무부는 가드레일 조항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한국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답했다.

[워싱턴 = 강계만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