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 나인브릿지 [3] 제조기업도 새로운 아이디어로 도전할 수 있다

권명관 입력 2022. 9. 22. 17:27 수정 2022. 9. 23.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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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일업코리아 x 한국디자인진흥원] 스케일업코리아가 한국디자인진흥원과 협력해 스타트업이 고민을 해결하고 한 단계 도약하도록 돕는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합니다. 우선 인터뷰를 통해 스타트업의 장점과 성과, 현재 겪고 있는 대표의 고민을 살펴본 뒤, 비즈니스모델을 분석해 스타트업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합니다. 마지막으로 스타트업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에 맞춰 업계 전문가와의 만남을 주선해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스케일업] 나인브릿지 [1]편과 [2]편에 이어, 스케일업코리아팀은 제조기업 나인브릿지에게 적절한 조언을 제시할 수 있도록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창업혁신팀을 담당하고 있는 김영준 팀장(이하 김 팀장)과의 만남을 주선했습니다. 김 팀장은 과거 하이닉스, 팬택 등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며, 신공법, 신구조, 신기술을 이용해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만드는 일을 약 20년 가까이 수행했는데요.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5층 회의실에서 화상회의를 통해 나인브릿지 김수종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김영준 팀장, 출처: IT동아

이후 대공방코리아 대표, 건국대학교 SW중심대학사업단 교수, 엔슬파트너스 글로벌/브랜딩 부문 대표, KDB산업은행 창업교육 집필진, 한국경제신문 스케일업 전문위원 등으로 활동했죠. 이외에도 다수의 대학교와 민관 기업에서 하드웨어와 스타트업 관련 강의에 나섰으며, 스타트업 500팀 이상의 멘토링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지난 2015년, 김 팀장은 ‘하드웨어 스타트업’이라는 저서를 통해 ‘제조는 중국에 밀린다’는 우리 스스로의 패배의식으로 급격하게 경쟁력을 잃어가는 국내 제조업 인프라 문제를 지적했었습니다. 이와 함께 하루가 다르게 줄어드는 국내 일자리 창출을 다시 늘리기 위해 하드웨어 스타트업에 대한 붐업과 육성의 필요성을 어필했죠. 현재 스타트업 육성을 지원하는 창업보육기관에서 다양한 지원 사업을 담당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제조 산업에서 각각 20년, 11년 이상의 시간을 보낸 김영준 팀장과 김수종 대표의 이번 만남은, 정해진 답을 찾기 보다 같이 고민을 공감하며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로 진행했습니다.

제조 기업의 현실, 중국이라는 벽

김 팀장: 20년 가까이 제품을 연구개발하며 제조 현장의 어려움은 충분히 겪었다. 특히, 2010년대부터 중국을 필두로 제조 산업은 치열한 경쟁 시장으로 돌변했다. 2013년 창업한 나인브릿지가 지난 11년 동안 얼마나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을지 어느 정도 짐작하는 이유다.

공감과 별개로 현재 김수종 대표(이하 김 대표)가 직면하고, 고민하고 있는 문제를 오늘 이 자리에서 한 번에 해소할 수 있는 정답을 제시하기는 어렵다. B2C 사업을 계속해야 하는지, B2B 사업 전환에 보다 집중해야 하는지 양자택일에 가까운 선택의 어느 한쪽에 힘을 싣기는 어렵다. 다만, 김 대표가 11년이라는 시간을 치열한 경쟁에서 부딪히며 이 자리까지 온 경험에 주목하고 싶다.

화상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김영준 팀장, 출처: IT동아

오늘 대화를 시작하기 전에, 가장 먼저 김 대표에게 누구보다 힘든 과정을 잘해 왔다고 전하고 싶었다. 만약 나인브릿지를 김 대표 입장에서 운영해왔다면, 김 대표만큼 잘할 수 있었을지 의문이다(웃음).

김 대표: 하하. 아니다. 김 팀장님의 이야기는 주변을 통해서도 많이 들었다. 지금의 나인브릿지 고민에 대해서 공감할 수 있고,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기쁘다.

음… 나인브릿지는 지난 11년 동안 나름의 경쟁력을 키웠다고 생각한다. 세계 최초로 선보인 집게형 차량용 거치대라는 디자인을 통해 선보인 ‘대쉬크랩’ 브랜드 제품으로 시장을 주도했고, 자체 기술 개발을 통해 역량을 쌓았다. 대쉬크랩 디자인과 금형 개발 등을 모두 국내에서 진행했다. 그동안 구축한 금형 자산만 20억 원 이상이다.

나인브릿지의 집게형 차량용 거치대 ‘대쉬크랩’, 출처: 나인브릿지

우리 스스로 세운 브랜드 철학이다. 좋은 제품을 우리 손으로 만들어 선보이겠다는 철학. 하지만, 지금은 트렌드가 바뀌었다. 치열한 가격 경쟁을 피할 수 없는 시장이다. 이에 2년 전부터 카카오, 현대자동차그룹 등과 협업해 제품을 생산하는 B2B 비즈니스로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생산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맞추는 것이 쉽지 않다.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중국 공장에 의뢰해 제품을 생산하면, 초기 시제품으로 받았을 때 괜찮았던 제품 품질이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 떨어진다. 제품 품질 확보를 위해 국내 공장을 찾고 있지만, 아무래도 쉽지 않다.

나인브릿지의 브랜드 철학, 출처: 나인브릿지

11년간 쌓은 경험과 노하우는 충분하다고 생각하는데… 품질과 이익이라는 두 갈래에서 고민이 많다. 하나하나 챙겨야 하는 일은 계속 늘어나서 바쁘긴 한데, 성과는 만족할만큼 나오지 않는다. 떨어지는 품질에 대해 중국 공장에 얘기하면 ‘이게 최선이다’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고…, 어려운 숙제다.

김 팀장: 공감한다. 생산 비용을 줄이기 위해 중국 공장과 협업을 선택한, 국내 많은 제조 업계가 안고 있는 숙제다. 품질을 맞추기 위해 다시 만나 협상하면 비용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고… ‘그러다 보면 이 비용으로 생산할 거면 중국 공장과 협업할 이유가 있을까?’라는 회의적인 상황에 빠지기도 한다.

출처: 셔터스톡

이유는 간단하다. 중국 공장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의 많은 제조기업이 저렴한 생산 비용을 원해 중국을 찾는다는 사실 말이다. 그들(중국 공장)도 이익을 추구한다. 더 많은 이익을 위해 움직인다. 실제로 계약을 맺고, 거래를 시작한 뒤에 상황에 따라 대응한다. 중국은 계약 이외의 다양한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도시 자체를 차단하는 조치로 제때 제품 또는 부품을 납품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국내에서 어떻게 노력해도, 이를 방지하기에 쉽지 않은 구조다.

(중국 공장과의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라는 이어진 질문에)

쉽지 않다. 중국 내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네트워크를 거쳐도 관계는 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초기 제조 스타트업의 생산을 돕기 위해 중국을 많이 다녀오며, 여러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는 경우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중국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제품을 생산해도, 국내까지 들여오는 유통 비용 등을 계산했을 때, 국내에서 생산하는 비용과 크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다.

출처: 셔터스톡

아무리 좋은 파트너를 만나더라도 상황에 따라 관계는 바뀔 수 있다. 이에 대응하는 방법은 적당한 거리감이라고 말하고 싶다. 너무 한쪽으로 치우쳐진 의존도는 변화의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나’를 중심으로 삼아 사람을 구분한 뒤 차등해 달리 대우하는 중국의 인간관계 원리를 상징하는 ‘꽌시(關係)’ 문화도 고려해야 한다.

김 대표: 알고 있다. 품질 문제 때문에 국내에서 검수하는 과정을 꼭 거쳐야만 한다. 주문 물량이 중국 공장 기준으로 많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품질을 보장받지 못하는 일이 잦다. 특히, 캐릭터 IP를 활용해 생산하는 제품은 기계가 아닌 사람의 손길도 필요하기 때문에 작업자의 컨디션에 따라 달라지고…, 현지 날씨(습도)에 따라 원하는 색상이 안 나오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현지에 상주하는 직원을 파격하기에는 비용을 충당하기에 부담스러운 현실이다.

김 팀장: 결국 비용의 문제다. 물론 중국에는 저렴하게 제품을 생산해 주는 공장들이 있다. 하지만… 아무래도 품질을 보장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더 많은 비용을 내기에 국내에서 생산하는 비용과 크게 다르지 않고… 해결하기 어려운 숙제다.

중국 정부가 올해 상반기 상하이를 봉쇄하면서 화물들이 항구에 쌓여 있는 모습, 출처: 동아일보

믿을 수 있는 공장, 믿을 수 있는 네트워크를 통해 중국 현지에서 원하는 품질의 제품을 만족할 수 있는 비용으로 계약을 유지하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중간 연결 과정에서 비용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고.

제조기업, 새로운 아이디어를 낼 수는 없을까?

김 팀장: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조심스럽지만, 변화하는 흐름에 맞춰 대응하는 방법도 하나의 선택이다. 나인브릿지는 B2C에서 B2B로 전환하고자 하지만, 어디까지나 제조라는 틀 안에 묶여 있다. 시점을 잠시 옮겨보면 좋겠다. 만약 현재 나인브릿지가 11년이라는 경력을 쌓은 제조기업이 아니라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세워 시장에 도전하고 있는 2~3년 경력의 스타트업이라는 어땠을까?

스타트업이 성장하는 방법은 다양하겠지만, 어느 정도 성공한 스타트업에게서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좋은 파트너다.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액셀러레이터일 수도 있고, 투자자일 수도 있으며, 협력 기관일 수도 있다. 이렇게 묻고 싶다. 나인브릿지가 성장하며 투자를 유치했었는지 궁금하다.

스타트업이 투자를 유치하는 이유 중 하나는 파트너를 통한 네트워크 확대다. 투자자 또는 투자사가 주주로 참여하면, 해당 스타트업이 영위하고자 하는 사업에 함께 참여한다. 만약 나인브릿지가 국내외에 대형 제조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 또는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받았다면 어땠을까? 그럼 지금 고민하는 중국 공장과의 관계를 생각조차 안 했을 수도 있다.

노인 또는 병원 입원 환자를 위해 입속을 청소하는 기계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이 있다. 여기 대표는 법학과 출신인데, 제품 제조, 생산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 하지만, 공장을 가지고 있는 투자사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 지금은 개인이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핸디형 초음파 기기를 선보이며 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김 대표님은 나인브릿지를 설립한 뒤부터 주목을 받고, 문제를 해결하며 지금까지 사업을 지속해왔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고생해야 했을까?’라는 안타까움도 느낀다. 문제를 공유하고, 이를 같이 해결할 수 있는 파트너와 함께할 수 있다면 어땠을까.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를 활용해 보기를 권장한다. 정부, 지자체, 민간 등이 나서 구축한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는 사업 아이템 발굴부터 시제품 제작, 법인 설립, 투자 유치, 네트워크 확대 등 다양한 기회를 제공한다. 새로운 아이디어, 새로운 아이템을 통해 도전을 양성하는 구조다. 그 안에서 겪을 수 있는 문제를 같이 고민하고 함께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출처: 셔터스톡

현재 창업하는 스타트업 중 기존 사업을 지속하며, 새로운 아이템으로 법인을 설립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유통, 제조 등 중견기업을 운영하는 대표가 기존 회사를 운영하며 발견한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고자 IT 기술을 개발하고 SW를 도입하며 사업 다각도를 꾀한다. 이럴 경우, 두 기업이 서로 상호보완하며 보자 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할 수 있다.

서울 강남의 중고생 대상으로 수학 전문 문제집을 만들어 유통하던 업체는 기존 문제를 태블릿PC로 옮겨와 학생과 소통하며 각각의 개인에게 맞는 해결법을 제시하는 아이템으로 재탄생했다. 학습지 유통 사업에서 온라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으로 자연스럽게 전환한 셈이다. 또한, 5년 전 양쪽에 떨어져 있는 벽 사이를 디지털 기기로 손쉽게 측정할 수 있는 기기를 개발해 미국 크라우드펀딩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던 베이글랩스는 현재 당뇨병 디지털 치료제도 개발하고 있다.

스마트줄자를 개발해 주목 받았던 베이글랩스는 현재 당뇨병 디지털치료제도 개발하고 있다, 출처: 베이글랩스

이외에도 항공기 조명 패널&명판 전문 제조기업인 C사는 드론 자율조종 SW를 개발하고 있으며, 금형 제조 전문 업체가 자동차 사이드 카메라를 개발해 선보인 경우도 있다.

생각을 조금 더 넓히기를 권한다. 김 대표가 나인브릿지를 운영하며 겪은 제조 산업 11년이라는 경험은 그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다. 객관적인 기준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사업 역량이다. 이러한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기존 사업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템, 새로운 아이디어 선보일 수 있다면, 잘 구축되어 있는 스타트업 생태계를 통해 의외의 해결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

김 대표: 어떤 내용을 전달하고자 하는지 이해했다. 문제 해결을 다양한 방법을 통해 시도할 수 있다는 것에 공감한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도 있었고…. 다만, 여전히 제조가 좋다(웃음). 새로운 제품을 만들고 기획하는 과정을 즐긴다. 지난 경험을 통해 자신감을 쌓아 왔고, 전문성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오늘 이 자리를 통해 새로운 네트워크를 하나 더 얻어 갔다고 생각하고 싶다.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김수종 대표와 김영준 팀장, 출처: IT동아

김 팀장: 맞다. 절대 지금 하고 있는 방법이 틀렸다는 의미가 아니다. 다만, ‘+@’를 생각해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다. 시작이 반이다. 지금까지 성장한 원동력, 다양한 경험을 새로운 아이템으로 구현하고, 투자를 고려하면 다른 세상이 열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이후에도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 연락했으면 좋겠다(웃음).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대화하겠다. 나인브릿지의 고민은 국내외 많은 제조기업, 제조 스타트업이 노력하며 해결해야 하는 난제 중 하나 아닌가. 나인브릿지의 노력을 응원하겠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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