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남양유업..홍원식 회장 1심 패소

조윤희,진영화 2022. 9. 2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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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주식 매매계약 정당"
회사지분 한앤코에 넘겨야
홍회장측 "유감..즉시 항소"
한앤코 경영권 인수작업 재개
기업 전반 경쟁력 약화 우려
대형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가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사진)을 비롯한 남양유업 오너 일가를 상대로 제기한 주식양도(계약이행) 소송에서 승리했다.

22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30민사부는 한앤코가 제기한 남양유업 주식양도 소송에서 한앤코 전부 승소의 판결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쌍방대리, 계약 해지 등 피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남양유업 일가는 한앤코에 계약대로 주식 이전 전자 등록 절차를 이행하라"고 판결했다.

앞서 법원은 지난해부터 한앤코가 홍 회장 등을 상대로 제기한 주식처분금지 가처분(2021년 8월 가처분 인용),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2021년 9월 가처분 인용), 남양유업·대유 협약이행금지 가처분 소송(올해 1월 가처분 인용)에서 모두 한앤코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이날 법원 판결은 당사자들 간에 합의해 발표한 주식매매계약(SPA)의 정당성을 인정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주식매매계약 역시 통상적인 인수·합병(M&A) 거래에서 볼 수 있는 정당성 있는 계약서라고 판단하면서 계약의 기본 원칙과 시장 질서가 지켜져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한앤코는 경영권 인수작업을 조속히 재개한다는 계획이다. 장기간의 오너 리스크로 인해 심각하게 훼손된 남양유업의 소비자 신뢰 회복과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경영 혁신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한앤코는 "남양유업의 임직원과 소액주주, 대리점, 낙농가 등이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는 가운데 경영 정상화가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법원 판결을 수용하고, 국민들 앞에서 스스로 약속했던 경영 일선 퇴진 및 신속한 경영권 이양을 이행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추가 소송도 계획 중이다. 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인수까지 시간이 1년 가까이 지연된 만큼 홍 회장 측에 대한 추가적인 법적 조치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한편 홍 회장 측은 법률대리인 LKB앤파트너스를 통해 "재판부가 여러 입장을 충분히 받아들이지 않은 것 같아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가운데 피고의 권리 보장을 위해 즉시 항소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홍 회장과 한앤코는 남양유업의 주식매매계약 외 이면계약 여부를 두고 지난 1년여간 진흙탕 싸움을 이어왔다. 홍 회장 측은 한앤코가 △주식매매계약에서 외식사업부(백미당)는 매각 대상에서 제외하지 않은 점 △오너일가에 대한 예우 등과 관련한 확약은 계약의 선행 조건임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점 △김앤장의 쌍방대리 등을 들어 SPA가 해제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앤코가 선행 조건이나 이면계약의 존재에 대해 전면 부인하면서 법원에 소송을 내며 본격적인 분쟁이 시작됐다.

앞서 지난해 11월 남양유업이 한앤코와의 법적 분쟁에서 최종 승소할 경우 경영권을 대유위니아에 매각하기로 한 '조건부 협약'은 지난해 3월 해제됐다. 대유위니아 관계자는 "홍 회장이 계속 경영에 참여하는 등 협약을 위반해 남양유업과의 관계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고 말했다. 잇따른 논란에 회사 이미지가 실추되고 1년 넘게 법적 공방이 이어지면서 남양유업의 사업은 휘청이고 있다. 저출산과 인구 감소로 유제품 시장이 쪼그라들고 있지만 경쟁사와 달리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실적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남양유업은 2019년 3분기부터 올 2분기까지 12분기 연속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조윤희 기자 /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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