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시스템 '오류'에 아동수당 지급 차질 우려..욕설 민원까지

박은경 2022. 9. 22.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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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료와 유아 학비 자격 책정이 안 돼서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원을 늦추고 있다는 민원까지 들어옵니다.

지난 6일부터 정부가 구축한 사회보장정보시스템에서 복지담당 공무원용 '행복e음'과 사회복지시설 종사자용 '희망e음' 오류가 3주째 지속되면서 민원이 폭주하고 있다.

경남 진주의 한 복지담당 공무원은 "민원인에게 시스템 오류로 지급이 늦어지고 있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하면 언제까지 시스템 핑계를 될 거냐고 욕설을 퍼붓고 있다"고 난감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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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보장정보시스템 개편 후 잦은 오류
민원 폭주에 아동수당 지급도 차질 우려
복지부 "내달까지 개선" 현장선 '반신반의'
보육료와 유아 학비 자격 책정이 안 돼서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원을 늦추고 있다는 민원까지 들어옵니다.
지방자치단체 복지담당 공무원
지난 6일 복지부가 새로 개통한 사회보장정보시스템에서 담당 공무원이 아동수당 지급 업무를 처리하려고 접속하자 오류 메시지가 뜨고 있다. 독자 제공

지난 6일부터 정부가 구축한 사회보장정보시스템에서 복지담당 공무원용 ‘행복e음’과 사회복지시설 종사자용 ‘희망e음’ 오류가 3주째 지속되면서 민원이 폭주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담당 공무원과 주민들의 불편이 가중되자, 보건복지부는 내달 초까지 개선 작업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마저도 불확실한 상황이라 아동수당 지급에 차질이 우려된다.

22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사회보장정보시스템 오류로 매달 20일(1차)과 23일(2차) 두 차례 지급되는 사회복지급여 중 9월 1차분을 받지 못한 수급자는 3만9,000여 명(1차 지급 대상자 445만 명)에 달한다. 100명 중 1명은 받지 못한 셈이다.

23일 예정된 2차 지급도 제대로 될 지 불투명하다. 울산에서 아동수당 지급을 담당하는 구청 공무원 A씨는 "이달 초 신규 신청자만 80명 정도인데 시스템에 입력 자체가 안 되고 있다"며 “수당 지급일인 23일까지 처리가 불가능해 집집마다 전화해 양해를 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사회보장정보시스템 질의 코너에는 이날까지 3만 개 이상의 문의글이 올라와 있지만, 7,000여 건만 조치가 완료됐다.

부산의 한 구청에서 아동수당 업무를 담당하는 B씨는 "20만 원이 들어가야 할 계좌에 10만 원만 들어가고, 해외에 있는 아동에게 돈이 지급되는 등 변동사항이 전혀 반영이 안 되고 있다"며 "관내 대상자만 11만 명이 넘는데 일일이 확인하는 것도 어렵지만, 오류를 발견해도 수정이 안 돼 너무 답답하다"고 전했다.

노대명 한국사회보장정보원장이 지난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 등 역점 추진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주민들 불만도 커지고 있다. 보육 서비스 변경 신청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아 어린이집을 보내지 못하거나, 저소득 자격 심사가 늦어져 기저귀와 조제분유 지원을 받지 못하는 등 실생활과 밀접한 복지 업무들이 지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경남 진주의 한 복지담당 공무원은 “민원인에게 시스템 오류로 지급이 늦어지고 있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하면 언제까지 시스템 핑계를 될 거냐고 욕설을 퍼붓고 있다"고 난감해했다. 부산의 한 구청 공무원도 "사회복지급여 자체가 생계와 직결된 문제라서, 지급이 늦어질수록 민원 강도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복지부는 다음달 초까지 시스템을 개선하고, 소급 적용을 통해 9월 미지급 대상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시스템 오픈 시점에 일부 전출입 기능 오류가 있었고, 이에 대해선 사업단 위탁 운영기관과 급여별 소관 담당부서가 24시간 상황실을 운영하며 대응하고 있다"며 "1차 급여 지급 마감 후에도 추가 지급을 앞당겨 불편이 없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자체 담당 공무원들은 복지부 입장에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경남의 한 지자체 복지 담당 공무원은 "시스템 안정화 기간이라는 걸 감안해도 현재 상황은 너무 혼란스럽다"며 "국민들에게 일괄 안내문자를 발송하든지 복지부 차원에서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울산= 박은경 기자 change@hankookilbo.com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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