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DC 2022] 3년 만에 UDC 찾은 세계식량계획 "현금지원에 스테이블코인 쓴다"

WFP, 블록체인 기술 활용한 구호활동 프로젝트 '빌딩 블록스' 이어 와
스테이블코인 활용한 구호활동 시작..아프가니스탄·필리핀 등에 적용

WFP 로고.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유엔세계식량계획(WFP)이 난민 및 취약계층을 위한 현금 지원 활동에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다. 아프가니스탄 등 소수 국가에서 진행했던 스테이블코인 현금 지원 활동을 전 세계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조지 페르난데스 WFP 혁신 재정 총괄은 22일 '업비트개발자컨퍼런스(UDC)'에서 구호활동에 스테이블코인 및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향후 활용 범위를 더 늘리겠다고 밝혔다.

WFP는 지난 2019년 열린 UDC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구호활동 프로젝트인 '빌딩 블록스'를 소개한 바 있다. 3년 만에 다시 찾은 UDC에서 WFP는 블록체인 기반 구호활동의 수혜자들이 더 늘어났다고 밝혔다. 또 2025년까지 1억명을 더 돕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페르난데스 총괄은 "WFP는 식량 지원뿐 아니라 사람들이 직접 필요한 생필품을 구매할 수 있게끔 하는 현금 지원 활동도 한다"며 "현금 지원에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을 활용하면 금액이 얼마나 흘러 들어갔는지 트래킹(추적)할 수 있다. 지금까지 4억달러 이상 자금이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을 통해 흘러 들어갔다"고 밝혔다.

'빌딩 블록스'를 통해 블록체인 기술의 가능성을 확인한 WFP는 현금 지원에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탈중앙화 금융(디파이)에 대한 연구도 이어가고 있다.

페르난데스 총괄은 "케냐에서 시범적으로 기부금을 스테이블코인으로 지급하면서 디파이의 장점을 확인하게 됐다"며 "이를 WFP의 활동으로 확대해야겠다는 생각에 심층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 WFP는 '엔드 투 엔드(End to End)' 방식에 기반한 스테이블코인 지원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으로 현금 지원을 받으면, 이를 법정화폐로 전환할 필요 없이 바로 유통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페르난데스 총괄은 이 같은 목표를 위해 전문성 있는 기관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사례를 만드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페르난데스 총괄은 "분쟁이 심각한 아프가니스탄 지역에서 블록체인 기반 현금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필리핀에서는 직불카드 등 기존 구매 시스템에 참여할 수 없는 사람들이 모바일 지갑을 통해 스테이블코인으로 현금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WFP는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지원에서 더 나아가 암호화폐 거래 기록을 신용 인증 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연구 중이다. 실명인증(KYC)이 불가능한 난민들이 암호화폐 거래 기록을 신용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페르난데스 총괄은 "수혜 계층이 암호화폐에 관련한 지식만 있다면, 더 나아가 WFP가 교육을 통해 지식을 제공할 수 있다면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효용성을 지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시스템을 조성하기 위해선 개발자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페르난데스 총괄은 "WFP가 2025년까지 1억명을 더 돕겠다는 목표를 이루려면 개발자들의 지원 활동이 필요하다"며 블록체인 개발자들이 세계 구호활동에도 관심을 가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