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네트워크 美 컴캐스트 5G 뚫었다
5G 자체망 구축 첫 공급사로 선정
잇단 수주에 李부회장 스킨십 경영
"새롭게 열리는 5G 시장에서 도전자의 자세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019년 1월 5G 통신장비 생산라인 가동식에서 임직원들에게 한 주문이다. 이후 이 부회장과 현업 직원들이 함께 땀흘리며 글로벌 시장에서 뛴 성과가 잇따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최대 케이블 사업자인 컴캐스트의 5G 통신장비 공급사로 선정됐다고 22일 밝혔다.
1963년에 설립된 컴캐스트는 가입자들에게 인터넷, 케이블TV, 집 전화, 모바일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 2017년 와이파이 핫스팟과 이동통신 사업자의 망을 대여해 이동통신 사업에 진출했다. 삼성전자는 컴캐스트의 미국 내 5G 상용망 구축을 위해 5G 중대역(3.5~3.7㎓, CBRS) 기지국, 5G 저대역(600㎒) 기지국, 전선 설치형 소형 기지국 등 통신장비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 중 전선 설치형 소형 기지국은 기지국, 라디오, 안테나 기능을 하나의 폼팩터로 제공하는 통합 솔루션이다.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2세대 5G 모뎀칩을 탑재해 셀당 전력소모를 최대 50%까지 절감해 준다. 삼성전자는 컴캐스트의 5G 자체망 구축의 첫 공급사로 선정됐다.
전경훈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사진)은 "컴캐스트 수주는 삼성전자의 앞선 5G 기술력과 혁신에 대한 끊임없는 도전과 노력의 결실"이라고 평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앞서 지난 2020년 미국 버라이즌과 7조9000억원 규모의 5G 수주 계약을 맺었다. 이어 지난해 영국 보다폰, 일본 KDDI, 올해 미국 디시 네트워크, 인도 에어텔 등 글로벌 사업자들과 잇따른 5G 사업 협력을 이어왔다.
삼성의 잇따른 수주 뒤에는 이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스킨십 경영'이 있었다는 평가다. 통신장비 사업은 계약 규모가 크고 장기 계약이 대부분이라 계약 당사자 간의 신뢰가 필수다. 지난 5월 미국 디시 네트워크와 통신장비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이 부회장이 등산 애호가로 알려진 찰리 어건 디시 회장과 북한산 산행을 하며 협상을 마무리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버라이즌, NTT도코모와의 계약 당시에도 직접 통신사 CEO(최고경영자)와 만나 협상을 진척시켰다. 인도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그룹 회장 자녀들의 결혼식에 국내 기업인 중 유일하게 초청받아 참석해 친분을 쌓기도 했다. 그 결과 인도 최대 통신사인 릴라이언스 지오는 현재 전국 LTE 네트워크에 100% 삼성 기지국 장비를 쓰고 있다. 인도 이동통신 가입자는 10억9000만명으로, 세계 2위 규모다. 전체 데이터 트래픽은 153억GB(기가바이트)에 달해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으로 꼽힌다.
미래 시장 개척을 위한 발빠른 움직임도 5G 수주의 밑바탕이 됐다. 이 부회장은 LTE 상용화가 시작된 2011년부터 '5G 연구 전담조직'을 구성해 일찌감치 5G를 삼성의 미래성장 사업으로 꼽았다. '더 멀리 내다보며 선제적으로 미래를 준비하자'는 이 부회장의 뜻에 따라 삼성은 5G뿐 아니라 6G 시대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019년 5월 삼성리서치 산하에 차세대 통신연구센터를 설립해 6G 선행기술 연구를 하고 있고, 2020년 7월에는 '6G 백서'를 통해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통신도 백신만큼 중요한 인프라다. 백신처럼 선제적으로 투자해야 아쉬울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동통신은 반도체에 이어 이재용 삼성 시대의 먹거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크 루이슨 삼성전자 미국법인 네트워크사업담당 부사장은 "이번 컴캐스트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미국 내 5G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컴캐스트의 고객들에게 최고 수준의 5G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톰 나이겔 컴캐스트 사업개발전략담당 전무는 "혁신적인 5G 리더십과 검증된 이동통신 솔루션을 보유한 삼성전자와의 협력을 통해 고객들에게 한 차원 높은 모바일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전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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