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가족의 염원 24시간돌봄 대상은..'최중증' 범위 주목

최인영 2022. 9. 22.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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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난해 1만2천여명으로 추정..전체 발달장애인의 5%에 불과
"최중증 선정 기준 마련 위한 연구 및 서비스 계획 마련 예정"
발달장애인을 위한 미니운동회에 참석한 배우 김소연 씨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정부가 발달장애인 가족의 염원인 24시간 돌봄서비스의 본격 도입을 추진하는 가운데, 이 서비스를 받을 발달장애인의 범위가 어떤 수준으로 결정될지 주목된다.

발달장애인에 대한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은 그동안 발달장애인의 가족들이 정부에 간절하게 요구해온 정책이다. 서비스의 대상이 지나치게 제한될 경우 생색내기에 그칠 수 있는 만큼 대상이 되는 발달장애인이 얼마나 넓을지 여부가 제도의 성패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실과 복지부에 따르면, 복지부는 지난달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시범사업이 진행 중인 '최중증 발달장애인' 24시간 돌봄·활동 지원 서비스의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서비스의 대상을 결정할 '최중증'의 기준을 아직 정하지 않았지만, 지난 4월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 제출한 발달장애인 돌봄지원 강화대책에서 최중증 장애인을 1만2천811명으로 추정했다.

이는 2021년 발달장애인 실태조사에서 파악된 지난해 등록 발달장애인 수 25만1천521명의 5%에 불과하다.

이 기준으로 24시간 돌봄서비스 대상자를 선정한다면 발달장애인의 상당수는 도움이 필요해도 최중증으로 분류되지 못해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발달장애인 실태조사에서 발달장애인 4~5명 중 1명(22.5%)은 '모든 일상생활에서 도움이 필요'하다고 답했는데, 이런 답변을 한 상당수는 24시간 돌봄에서 제외된다.

다만, 이와 관련해 복지부는 잠정적인 추정일 뿐 실제 24시간 돌봄의 대상자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돌봄서비스가 필요한 정도에 대한 '가장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최중증 발달장애인 수를 잠정적으로 추정한 것"이라며 "추정치가 24시간 돌봄사업 대상자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실제 서비스 대상자를 설정할 때는 독거 여부 등 가구 여건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실태조사에서 '모든 일상생활에 도움이 필요한 경우', '의사소통이 거의 불가능한 경우', '도전행동이 잦음' 항목에 모두 해당하는(교집합) 발달장애인을 최중증 발달장애인으로 보고 집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보건복지부 [연합뉴스TV 제공]

일각에서는 24시간 돌봄 서비스 대상자를 '최중증'으로 제한하는 것이 진통 끝에 폐지된 장애 등급제의 부활을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과거에는 장애 등급을 1∼6급으로 나누는 장애 등급제가 있었는데, 장애인의 행동 특성과 욕구, 환경 등을 고려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지난 2019년 7월 도입 31년 만에 폐지됐다. 지금은 장애인을 중증(기존 1∼3급)과 경증(기존 4∼6급)으로 단순화해 구분한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최중증 발달장애인에게 24시간 돌봄이 필요하다는 것은 현장에서 나온 요구 사항"이라며 "필요한 사람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결국 문제는 최중증 발달장애인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규정하느냐다.

지난 6월 개정된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은 최중증 발달장애인을 '장애의 정도가 극심한 발달장애인'으로 정의한다. 이 법률상 통합돌봄서비스의 지원 대상과 기준 등은 하위법령에서 정하게 돼 있다.

복지부는 최중증 선정 기준을 마련하고 최중증 규모를 추정하기 위해 이달부터 내년 4월까지 '최중증 통합돌봄서비스 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이를 토대로 하위법령을 제정할 계획이다.

최중증 발달장애인 24시간 돌봄은 현재 광주에서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광주 시범사업은 '도전적 행동, 폭력 성향 때문에 시설 이용을 거부당해 가족 외 돌봄 지원을 받지 못하는' 최중증 발달장애인 20명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복지부는 광주 시범사업 평가 결과와 최중증 통합돌봄서비스 개발 연구 결과 등을 고려해 발달장애인 돌봄서비스 지원을 확대하고, 중장기 지원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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