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국회 22일째 되서야 여당 주호영 원내지도부 출범..앞날도 안갯속
주호영 원내대표가 이끄는 국민의힘 원내지도부가 22일 출범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과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를 비롯한 대부분의 원내부대표가 유임됐다. 새 원내대변인엔 초선 김미애 의원(부산 해운대을)과 장동혁 의원(충남 보령서천)이 임명됐다. 윤석열 정부 첫 정기국회가 시작하고 22일째가 되서야 원내 지도부가 완성된 틀을 갖췄는데, 앞으로 이준석 전 대표의 가처분 소송 등 넘어야 할 산도 많다.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성일종 정책위의장과 류성걸 정책위수석부의장, 김미애·장동혁 원내대변인 임명안을 각각 박수로 추인했다. 다른 원내부대표들은 유임됐다. 당 정책조정위원회에는 상임위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강기윤(복지위)·김정재(국토위)·박성중(과방위)·윤한홍(정무위)·이만희(행안위)·신원식(국방위) 의원 등 6명이 임명됐다.
주 원내대표는 다수 보직을 유임한 배경에 대해 “정기국회 중이라서 (업무 연속성을 위해) 바꾸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주 원내대표(대구 수성갑)와 송 원내수석(경북 김천), 기존 원내대변인인 박형수(경북 영주)·양금희(대구 북구갑) 의원이 모두 대구·경북(TK) 지역이기 때문에 싹쓸이 논란을 피하기 위해 원내대변인을 다른 지역 의원으로 교체했다.
주 원내대표 앞에는 윤석열 정부 첫 정기국회에서 거대 야당과의 협상을 통해 국정과제 법안과 예산안 통과를 이끌어야 하는 중책이 놓였다. 더불어민주당이 선제적으로 7대 입법과제를 내놓고 압박하는데 뒤늦게 원내지도부를 띄우고 쫓아가는 상황이 됐다.
주 원내대표는 이를 의식한 듯 의원들을 다그치며 ‘일하는 여당’을 보여주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0일 첫 원내대책회의에서 “법안 네이밍이나 홍보에서 야당에 뒤처진다는 지적이 있다”며 “상임위별 기자회견 등 어떻게 국민들에게 알릴지 각별히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같은 날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만나선 실무당정협의체를 만들기로 했다. 오는 25일엔 첫 고위 당정협의를 진행한다.
‘주호영 원내지도부’가 순항하기엔 당내 상황이 녹록지 않다. 당장 이 전 대표의 가처분 소송과 이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가 당의 운명을 백척간두에 세워두고 있다. 가처분이 인용돼 ‘정진석 비대위’ 출범 효력이 정지되면 주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 직무대행까지 겸임하고, 당은 새 대표 선출의 소용돌이로 빨려들어가기 쉽다. 이런 가능성 때문에 벌써 김기현·안철수 의원 등 당권주자들은 지방을 돌며 사실상 당권 레이스를 시작했다. 당의 관심이 차기 총선 공천권을 쥔 당대표 선거로 분산되면 정기국회에서 성과를 내긴 더 어려워질 수 있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우리가 소수당인데 다수당인 민주당은 야당의 선명함을 부각하기 위해 웬만해선 합의를 해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당 내부에도 이번 정기국회에 대한 기대감은 낮고, 당대표 잘 뽑아서 다음 총선에서 다수당 되자는 생각이 많다”고 말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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