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딩 한미·약식 한일회담 어떻게 열렸나.."정상회담급 성과" 자평

김일창 기자 유새슬 기자 2022. 9. 22.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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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일정 변경에 '돌발 변수'로 플랜B 작동
尹 '발언' 논란에 대통령실 "사적발언, 외교성과 연결 부적절"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뉴욕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 홈페이지) 2022.9.22/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뉴욕=뉴스1) 김일창 유새슬 기자 = 국가안보실은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각 회담이 예상보다 축소되고 어렵게 진행된 배경에 대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사망과 바이든 대통령의 일정 변경을 원인으로 꼽았다.

모두 예상치 못한 일이어서 회담 진행에 영향을 받았지만, 결과적으로 상황에 맞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강구해내 정상회담 못지 않은 효과를 얻었다고 대통령실은 자평했다.

그러나 일본과의 회담 성사 발표를 '동시 발표'란 관례를 깨고 먼저 발표했단 점, 윤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을 만난 후 돌아가는 길에 나온 부적절한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국가안보실 고위 관계자는 22일(현지시간) 새벽 미국 뉴욕의 한 호텔에 위치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미 국가안보회의(NSC)는 정상회담이 개최되면 논의할 이슈들을 검토해왔는 데 영국 여왕이 죽고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 일정 등 돌발변수가 생기면서 플랜B가 작동했다"고 말했다.

안보실은 윤 대통령의 영국-미국-캐나다 순방 전 브리핑에서 한미·한일 정상회담이 유엔총회가 열리는 미국 뉴욕에서 개최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사망하고, 윤 대통령을 비롯한 세계 각국 정상들이 장례식에 참석하면서 돌발 변수가 발생했다. 여기에 바이든 대통령이 뉴욕 일정을 단축하면서, 뉴욕에서 예정된 여러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았다. 한미·한일 정상회담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단 것이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결국 '스탠딩 환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두 정상은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시내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 회의에서 마주해, 약 48초간 짧은 대화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이 회의에 참석자가 아니었으나 바이든 대통령의 초청으로 행사에 참석했다.

안보실은 짧은 시간의 대화였지만 목표했던 바는 이뤘다고 강조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하루 앞서 개최된 찰스 3세 국왕의 리셉션과 '스탠딩 환담', 이어서 열린 바이든 대통령 부부 주최 리셉션 등 총 세 차례의 만남을 통해 NSC간 논의한 것들이 두 정상에게 확인받았다는 데 의미를 뒀다.

안보실 관계자는 "환담이니 시간이 짧을 수밖에 없었지만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았다"며 "양 정상이 집중적으로 확인해줄 세 가지 이슈, 인플레감축법(IRA)과 유동성, 확장억제에 대해서 확인받을 문구를 축약하다보니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 차례의 연속 만남을 통해 '확인'과 '재확인' 과정을 거쳤다고 부연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한 컨퍼런스 빌딩에서 열린 약식회담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홈페이지) 2022.9.22/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한일 정상회담도 같은날 이뤄졌는데, 개최까지는 상당한 보안이 지켜졌다. 우리와 일본 정부가 막판까지 신경전을 벌이는 듯한 모습에 회담 자체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왔으나 안보실은 회담 성사를 위해 불가피한 과정이었음을 양해해 달라고 밝혔다.

그러나 회담 성사 공식발표를 양국이 동시에 하는 관례를 우리 측이 깬 것은 논란이다. 김태효 안보실 1차장은 지난 15일 브리핑에서 한일 정상회담이 유엔총회 기간 중 열릴 것이라고 발표했는데, 일본 측은 지속해서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며 온도차를 드러낸 바 있다. 안보실 관계자는 관례를 깬 것에 대해 뚜렷한 설명 없이, 양측간 이견이 있었던 사실은 인정했다. 그러면서 그 이후 양측이 보안을 철저히 지켰다고 강조했다.

한일회담도 바이든 대통령 일정에 영향을 받으면서 약식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윤 대통령이 기시다 총리가 주최한 한 회의 장소(빌딩)로 가서 회담이 열린 것도 논란이 됐지만, 안보실은 일단 마주앉는 것이 중요한 만큼 최대한 만남을 성사시키기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단 식으로 진화에 나섰다. 이번 한일회담은 2년9개월만에 열렸고, 주최국(호스트)은 일본이었다.

안보실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윤 대통령이 미국과 일본 정상들을 만나고 중요한 현안을 서로 확인한 데 의미를 두고 있다.

안보실 관계자는 "우리는 우리 업계의 (IRA) 우려를 바이든 대통령에게 설명했다. 이게 중요한 것"이라며 "여기에 대해서 바이든 대통령이 '잘 알고 있다'고 인정한 것, 그게 진전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일 회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한 첫걸음을 뗐다는 데 큰 의미가 있지 않나 싶다"고 자평했다.

영국에서의 조문홀대론에 이어 윤 대통령의 한 발언은 논란을 키우며 외교참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윤 대통령은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 회의를 마치고 나오면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외교참사'라고 규정하고 윤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으나, 대통령실은 "사적 발언에 대해 외교적 성과로 연결시키고 하는 것은 대단히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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