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감사원 역 감사요구에 "청부감사 어처구니없어..유병호 해임 촉구"

"요구 관철 안되면 감사원 관련 예결산심사 응하지 않을 것"
위성곤 "감사원, 대놓고 정치적 감사 시행하고 여당 충견돼"

최재해 감사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9.1/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22일 감사원이 일명 '청부감사'를 요구했다며 감사 철회와 공개 사과 및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에 대한 해임을 촉구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산하 결산심사소위원회 소속 민주당 위원들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제(21일) 결산심사소위 산회 직전에 감사원이 결산 사항에 대한 감사를 청구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야당 위원들은 "결산심사의 경우 국회가 심의 과정에서 감사원의 감사가 필요한 대상사업에 대해 감사를 요구한다"며 "이번은 감사원이 국회에 본인들이 감사할 수 있도록 청구해줄 것을 자진해서 요구한 경우다. 이는 명백한 청부감사"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감사원은 여당 간사이자 결산심사소위원장인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에 △당인리 창작발전소 사업 관련 △문화예술진흥기금 관련 △국가에너지정책 △어업보상권 제도 △도시재생뉴딜 등 5건 사업에 대한 감사 청구를 요청했다.

이 가운데 문화예술진흥기금과 도시재생뉴딜 관련 감사는 여야 합의로 이미 통과된 사업이고, 당인리 창작발전소 감사는 추후 논의하기로 여야 간 합의한 사안이다. 또 어업보상권 제도와 국가에너지정책은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았다.

이들은 "5건의 감사청구를 예결위원장과 여야 간사 간 협의 없이 요청한 것은 국회법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며 국회 결산심의권을 침해한 심각한 월권"이라며 "소위 의결까지 마친 안건과 소위에서 논의조차 하지 않은 안건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모든 부처 심사가 종료된 이후 기습적이고, 뻔뻔하게 요구하느냐"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감사원장은 이번 국회 예결위 결산심사 과정에서 보여준 오만방자한 청부감사 청구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즉각 철회하라"며 "청부감사를 주도한 유 사무총장을 즉각 해임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이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시 민주당 국회 예결위는 향후 감사원과 관련된 어떤 예산, 결산심사에도 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예산과 결산 심사과정에서 감사원의 위법하고 국회를 경시하는 행태에 응해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위성곤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도 이날 오전 정책조정회의에서 "감사원은 정치적 사정 기관의 친위대인가 아니면 정치적 사정 기관이냐"고 감사원을 비판했다.

위 수석부대표는 "하다 하다 못해 여당에까지 청구를 통해서 정치적 감사를 하고자 하는 감사원의 행태에 대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대놓고 정치적 감사를 시행하고 여당의 충견이 돼버린 상황에 대해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감사원의 정치적 감사에 대해서는 반드시 응분의 책임을 묻겠다"며 "감사원의 정치개입 방지법을 통과시키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hy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