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외통위원들 "尹 막말 사고 외교, 대참사 넘어 대재앙 수준"

"목적·전략·성과 전무한 국제망신 외교 참사..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순방단 귀국 후 현안질의 뿐 아니라 다방면 경로로 점검"

이재정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왼쪽)와 김석기 국민의힘 간사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9.22/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야당 의원들은 22일 윤석열 대통령의 정상외교를 '외교 참사', '막말 사고 외교'로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윤 대통령을 비롯한 순방단 귀국 이후 현안질의 등을 동해 진상 파악을 하겠다고도 예고했다.

외통위 소속 민주당·무소속 의원들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의 '빈손 외교', '조문 외교'에 이어 윤 대통령의 '막말 사고 외교'까지 대한민국의 국격이 크게 실추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윤 대통령의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장례식 참석과 한미·한일정상회담에 대해 "대통령의 조문 외교에는 조문이 빠지는 참사가 벌어졌고, 일본 수상은 손수 찾아가서 사진 한 장 찍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는 회의장에서 스치듯 48초 나눈 대화가 전부였다"고 직격했다.

이어 "더 어이없는 것은 회의장을 나오면서 동맹국을 존중하지 못한 (윤 대통령의) 발언이 고스란히 영상에 담기는 대형 외교 사고로 큰 물의를 일으켰다"고 날을 세웠다.

앞서 유엔(UN)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윤 대통령은 바이든 미 대통령이 주최한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 회의를 마치고 나오면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하는 장면이 방송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외통위 야당 의원들은 "정상 외교의 목적도, 전략도, 성과도 전무한 국제 망신 외교 참사"라며 "윤 대통령이 누누이 강조했던 전기차 보조금 차별과 반도체·바이오 산업 압력 등 중요한 경제 현안은 하나도 풀어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회견에 참석한 윤호중 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의 막말 논란에 대해 "대참사를 넘어선 대재앙 수준의 사건이 벌어졌다"며 "상대국을 방문하면서 상대국 대통령에게 입에 담기 어려운 상스러운 소리를 하는가 하면 상대국 의회를 욕설로 부르는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참담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안에서 새는 바가지가 밖에서도 샜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며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수준 격하하는 말에 대해 뭐라고 표현할 길이 없다"고 한탄했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우리에게 닥친 현안을 실타래라도 푸는 기미를 가져오길 (윤 대통령에게) 기대했다"며 "그런데 그렇지 못하고 국민들과 나라의 체통에도, 국민의 자존감에도 큰 상처를 입혔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임무 수행은 소홀히 하고 막말 한 마디로 모든게 엉클어졌다. 고장난 시계 태엽을 보는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깝다"며 "윤 대통령에게 강권한다. 더이상 구차한 변명을 해서는 안 될 일이고 한국 국민과 미국 측에 즉각 사과의 말씀을 표명하라"고 촉구했다.

야당 외통위원들은 순방단 귀국 이후 긴급 현안질의 가능성도 열어놨다.

외통위 야당 간사인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이날 회견을 마치고 '순방단 귀국 직후 외통위 차원의 현안질의 계획이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현안질의 뿐 아니라 다방면의 경로를 통해 (외교라인을) 모두 점검할 생각"이라며 "국정감사라는 연례적인 중요한 행사가 있지만 이것은 잠시도 미룰 수 없고, 동맹국의 각 주체의 인식이 어떤지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이날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막말 논란과 관련 국회 차원의 사과 성명을 발표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hanantw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