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사랑, 환상적 연애담..가을과 함께 찾아온 2가지 색 오페라

선명수 기자 2022. 9. 22.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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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을 두 가지 색 '러브 스토리' 담은 프랑스 오페라
서울시오페라단 '로미오와 줄리엣'
1940년대 뉴욕 배경으로 옮겨와
국립오페라단 '호프만의 이야기'
2019년 호평받은 공연 다시 무대에
22~2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하는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은 셰익스피어 원작과 달리 두 주인공이 죽음 직전 극적으로 재회해 ‘사랑의 이중창’을 부르며 막을 내린다. 서울시오페라단 제공

이뤄질 수 없는 세기의 로맨스, 보랏빛 구름을 닮은 꿈 같은 연애담을 담은 두 편의 오페라가 가을의 초입 관객과 잇따라 만난다.

서울시오페라단은 22~2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을 공연한다. 서울시오페라단이 2020년 <토스카> 이후 2년여 만에 대극장에서 선보이는 전막 오페라다.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소재로 한 30여편의 오페라 가운데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프랑스 작곡가 샤를 구노(1818~1893)의 작품을 1940년대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재구성했다.

구노는 1839년 베를리오즈의 교향곡 ‘로미오와 줄리엣’을 접한 뒤 영감을 얻어 이 오페라를 작곡했고 1867년 파리 리리크극장에서 초연했다. 두 원수 가문의 딸과 아들의 순수하고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가 세련되고 비장미 넘치는 선율 위에 펼쳐진다.

오페라는 셰익스피어 원작에 충실한 편이지만 결말은 다소 다르게 구성됐다. 줄리엣이 죽었다고 생각한 로미오가 독약을 마시고 몸에 독이 퍼지는 와중 줄리엣이 깨어나고, 두 연인이 죽음 전 짧고 극적으로 재회해 ‘사랑의 이중창’을 부르며 막이 내린다.

이번 공연엔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제작진과 출연진이 참여한다. 독일 아헨극장에서 모차르트 <사랑의 정원사> 연출로 데뷔한 뒤 독일에서 <안네프랑크의 일기> <달의 세계> <돈 조반니> 등을 공연한 이혜영이 연출을 맡았다. 2015년 블루 다뉴브 국제 오페라 지휘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한 조정현이 코리아쿱오케스트라를 지휘한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주역 가수로 활동한 테너 최원휘와 소프라노 박소영이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무대에 오른다.

서울시오페라단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프랑스 작곡가 샤를 구노의 작품을 194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옮겨 재구성했다. 서울시오페라단 제공

국립오페라단은 19세기 낭만주의 오페라의 결정판이라 불리는 <호프만의 이야기>를 29일부터 10월2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선보인다.

<호프만의 이야기>는 100편 이상의 오페라타(짧고 가벼운 희극 오페라)를 쓴 자크 오펜바흐(1819~1880)가 남긴 유일한 오페라다. 주인공인 시인 호프만의 세 가지 환상적인 연애담을 옴니버스 방식으로 펼쳐낸 독특한 작품이다.

독일 낭만주의 작가 호프만(1776~1822)의 세 가지 단편소설 ‘모래 사나이’ ‘고문관 크레스펠’ ‘잃어버린 거울의 형상’을 토대로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더해 5막으로 구성했다.

국립오페라단의 <호프만의 이야기>는 2019년 공연해 호평을 받았고 올해 호프만 서거 200주년을 맞아 3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 2019년 공연을 함께했던 지휘자 세바스티안 랑레싱과 연출가 뱅상 부사르가 다시 호흡을 맞춘다.

2019년 국립오페라단 <호프만의 이야기> 공연 사진. 국립오페라단 제공

환상적인 보랏빛 구름과 거대한 달, 은빛 별로 뒤덮인 무대는 “무대가 곧 음악”이란 평을 받은 세계적인 무대 디자이너 뱅상 르메르가 맡았다. 의상 디자이너 클라라 펠푸로 발렌티니는 한복을 모티프로 한 드레스를 제작했다. 한국적인 의상과 비현실적인 무대가 어우려져 극의 환상적인 분위기를 극대화 했다.

미완의 유작으로 작곡가 사후에 완성된 <호프만의 이야기>는 다양한 판본이 존재하는데, 이번 공연은 장대한 합창으로 막을 내리는 가장 드라마틱한 버전을 보여준다. 2019년 공연에선 호프만이 사랑한 세 여인을 한 명의 소프라노가 소화한 것과 달리 이번 공연에선 세 명의 소프라노가 각각 연기한다. 이와 반대로 사랑의 훼방꾼이자 악마인 린도르프·코펠리우스·미라클·다페르투토 4개 배역은 1명의 성악가가 연기해 극적 효과를 높였다.

주인공 호프만 역은 테너 국윤종과 이범주가 맡는다. 호프만이 사랑했던 세 여인은 소프라노 이윤정·강혜정(올림피아), 윤상아·김순영(안토니아), 오예은·김지은(줄리에타)이 번갈아 연기한다. 호프만의 사랑을 방해하는 악마 4개 배역은 바리톤 양준모가 맡았다.

2019년 공연한 <호프만의 이야기> 중 한 장면. 국립오페라단 제공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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