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청원 허가 항암제 '엔허투', 약가협상·처방은 어떻게?

황재희 2022. 9. 22.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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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최근 유방암·위암 치료제로 식약처 허가
급여등재 과정 거쳐야 환자들 부담 적어
미국 기준 1년 치료비 2억5000만원 수준

항암제 '엔허투' (사진=다이이찌산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국민청원까지 올라온 항암제 ‘엔허투주’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으면서 새로운 치료 옵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식약처는 지난 19일 다이이찌산쿄·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 개발한 유방암·위암 신약 엔허투100㎎(성분명 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를 허가했다.

엔허투는 암세포 표면에 발현하는 특정 표적 단백질(수용체)에 결합하는 단일 클론 항체와 강력한 세포사멸 기능을 갖는 약물을 링커(Linker)로 연결한 ADC(항체 약물 접합체)이다. 항체 표적에 대한 선택성과 약물 사멸 활성을 이용해 약물이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게 함으로써 치료효과는 높이고 부작용은 최소화한 항암 치료제다.

식약처는 엔허투를 기존 치료제로 치료가 어려운 HER2(사람 상피세포 증식인자 수용체 2형) 발현 유방암·위암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보고 이를 허가했다.

이에 따라 엔허투는 ▲이전에 두 개 이상의 항 HER2 기반의 요법을 투여 받은 절제 불가능한 또는 전이성 HER2 양성 유방암 환자의 치료 ▲이전에 항 HER2 치료를 포함하여 두 개 이상의 요법을 투여 받은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HER2 양성 위 또는 위식도접합부 선암종의 치료에 사용된다.

HER2는 암 세포 표면에 붙어 세포 성장과 분열을 촉진하는 신호를 보내는 수용체를 말한다. HER2 수용체가 일반적인 암세포보다 많이 발견되는 HER2 양성 암의 경우 일반적인 암보다 진행이 빠르고 공격적이다.

한국다이이찌산쿄에 따르면, 트라스투주맙엠탄신·트라스투주맙·퍼투주맙을 포함한 2개 이상의 항 HER2 요법을 투여 받은 절제 불가능한 또는 전이성 HER2 양성 유방암 성인 환자 184명을 대상으로 한 엔허투 ‘DESTINY-Breast 01’ 유방암 임상 2상에서 1차 평가 변수인 엔허투 확정 객관적 반응률(confirmed ORR)은 60.9%로 나타났다.

2차 평가 변수 중 일부인 반응기간 중앙값(mDOR) 및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각각 14.8개월과 16.4개월이었다.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DESTINY-Gastric01’ 임상은 트라스투주맙을 포함해 최소 2개 이상의 치료를 받은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HER2 양성 위 또는 위식도접합부 선암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2상 연구로, 한국 및 일본에서 수행됐다.

약제 투여군과 의사가 선택한 화학요법(이리노테칸 또는 파클리탁셀)을 비교한 결과, 객관적 반응률(ORR)은 각각 48.4%와 12.9%,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은 각각 12.5개월과 8.4개월,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각각 5.6개월과 3.5개월로 통계적, 임상적으로 유의한 개선을 나타냈다.

이는 기존 화학요법에 비해 mPFS, mOS 등이 2배 가량 향상된 수치로, 국내에서도 엔허투 허가에 대한 요구가 잇달았다. 실제로 엔허투 국내 신속승인 허가를 요청하며 올라온 국민청원에는 5만명이 동의한 바 있다.

엔허투는 2019년 미국에서 HER2 양성 유방암 치료제(조건부)로 최초 허가됐으며, 순차적으로 HER2 양성 위암 및 HER2 저발현 유방암, HER2 변이 비소세포폐암으로 적응증 범위를 확대했다. 특히 지난 8월에는 HER2 저발현 유방암과 HER2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2건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ADC 항암제 시장의 패러다임을 전환시켰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국가신약개발사업단 기획운영팀 진주연 연구원은 “작년 엔허투 매출은 4억2600만 달러(한화 약 5700억 원)였으나 앞으로 엔허투 시장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미국 증권사 SVB Securities는 엔허투가 2030년까지 HER2 저발현 환자 치료제로 연간 46억 달러(한화 약 6조 원)에 이르는 매출액을 달성할 것으로 예측했다”고 밝혔다.

국내 유방암 환자 약 1200명이 엔허투 사용 가능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급여에 대한 관심도 높은 상황이다. 급여 등재 신청 이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적정성 평가와 약가협상 등의 절차에는 수개월이 걸린다. 약가협상에 난항을 겪는다면 시간은 더 오래 걸린다.

엔허투 약가는 미국 기준으로 바이알(1병) 당 2300~2600달러(한화 약324만~366만원)로 추산된다. 3주에 1번씩 맞아야 하며, 체중과 나이 등에 따라 용법·용량은 달라진다. 보통 1년 치료비는 약 16만~18만 달러(약 2억5000만원)로 알려져 있는 고가 신약이다.

한국다이이찌산쿄 관계자는 “엔허투가 환자들에게 중요한 치료제라는 점을 알고 있는 만큼 빠른 급여 등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jh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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