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영정으로..' 北 피살 공무원, 어업지도선 위 눈물 배웅

김혜인 2022. 9. 22.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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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떠나보내네부디 편히 쉬시오."

22일 오전 전남 목포시 해양수산부 서해어업관리단 부두에서는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의 넋을 기리는 노제(路祭)가 거행됐다.

피살 2년 만에 시신도 없이 치르는 노제에는 고 이씨의 영정과 위패만 놓여졌다.

하선한 이씨의 친형 이래진씨는 "원래 단정 뒷 편이 좁았나요?"라고 어업관리단 관계자에게 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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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시신 없는 장례…어업관리단 부두엔 '애도' 뱃고동 울려
영정 든 유족 행렬, 고인 근무했던 '무궁화 10호' 둘러봐

[목포=뉴시스] 김혜인 기자 = 22일 낮 12시 전남 목포시 서해어업관리단 부두에서 열린 고(故) 이대준 해양수산부 주무관의 추모 노제에서 영정을 앞세운 장례 행렬이 고인이 마지막으로 승선한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에 올라 이동하고 있다. 2022.09.22.hyein0342@newsis.com


[목포=뉴시스]김혜인 기자 = "이제야 떠나보내네…부디 편히 쉬시오."

22일 오전 전남 목포시 해양수산부 서해어업관리단 부두에서는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의 넋을 기리는 노제(路祭)가 거행됐다.

피살 2년 만에 시신도 없이 치르는 노제에는 고 이씨의 영정과 위패만 놓여졌다.

검은 상복을 입은 유족들과 어업관리단 동료들은 4~5명씩 한 조를 이뤄 제단에 술을 올린 뒤 차례로 절을 했다. 일부 유족들은 슬픔을 감추지 못한 채 눈시울을 붉혔다. 흐르는 눈물을 연신 소매로 닦는 유족도 있었다.

유족·동료들이 일제히 묵념하자, 부두에 정박한 어업지도선에선 '부아앙'하는 애도 뱃고동 소리가 3차례 울렸다.

이어 영정과 위패를 든 상주가 유족 행렬을 이끌며 부잔교 건너 무궁화 10호로 향했다. 비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 유족들은 고인이 생전 마지막까지 근무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499t)'에 올랐다.

[목포=뉴시스] 변재훈 기자 = 22일 낮 전남 목포시 서해어업관리단 부두에서 열린 '서해 피살 공무원' 고(故) 이대준 주무관 추모 노제 직후 유족들이 고인이 마지막으로 근무한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에 오르고 있다. 2022.09.22. wisdom21@newsis.com

정복을 차려 입은 서해 어업관리단 직원 20여 명도 동료의 마지막 가는 길을 향해 경례하며 예를 갖췄다.

유족들은 고인이 마지막 숨결이 머물러 있는 1층 선실과 2층 조타실을 차례로 둘러봤다. 선실을 보던 유족은 고인이 떠난 빈 자리를 보고선 애 끓는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하선한 이씨의 친형 이래진씨는 "원래 단정 뒷 편이 좁았나요?"라고 어업관리단 관계자에게 묻기도 했다. 이내 짧은 한숨을 내쉰 뒤 "이제 마지막이다. 자, 갑시다"라고 말했다.

한 유족은 쉽사리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듯 휴대전화로 고인의 숨결이 벤 선박 곳곳을 촬영했다.

[목포=뉴시스] 김혜인 기자 = 22일 낮 12시께 전남 목포시 서해어업관리단 부두에서 열린 고(故) 이대준 해양수산부 주무관의 추모 노제에서 고인이 마지막으로 승선한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의 동료들이 영정을 앞세운 장례 행렬을 향해 경례하고 있다.2022.09.22.hyein0342@newsis.com

어업관리단 동료들은 유족들이 부두를 벗어나 차량이 떠나갈 때까지 거수 경례를 했다.

앞서 열린 영결식에서 무궁화 10호에서 함께 근무한 손성봉 주무관은 "해양 수산의 중추적인 업무를 맡으신 당신께서 일신의 안위를 생각하지 않고, 나라를 위해 헌신하다 고인이 돼 떠나 비통할 뿐이다"며 "슬픔에만 잠겨 있을 것이 아니라 못 다 이룬 수산 부국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고 이대준씨는 앞서 2020년 9월 서해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북한군에 피살됐다. 해경은 사건 발생 직후 9일 뒤 중간 수사 결과를 통해 '자진 월북' 했다가 살해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국방부와 해경은 기존 발표를 뒤집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7월 이씨에 대한 직권 면직을 취소하고 '사망으로 인한 면직' 처리했으며, 검찰은 관련 수사를 벌이고 있다.

[목포=뉴시스] 변재훈 기자 = 22일 낮 전남 목포시 서해어업관리단 부두에서 '서해 피살 공무원' 고(故) 이대준 주무관 추모 노제 직후 동료 공무원들이 고인의 마지막 길에 경례를 하고 있다. 2022.09.22. wisdom21@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hyein034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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