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달러당 1,400원 찍은 환율, 대안은 통화스와프? "시도할 수는 있지만.."

인현우 2022. 9. 22.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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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환율이 1달러당 1,400원을 넘어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했을 뿐만 아니라 향후 4%대 후반까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등 매파적 기조를 드러내면서, 한국보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높아지는 '금리 역전' 현상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박 교수도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기 이전에도 이런 불안 요인이 있었는데 이번에 인상이 된 거니 금리 역전 현상이 일어난 것이고, 환율은 더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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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명지대 교수
"통화스와프, 미국 입장에선 한국만 해주기 어려워"
1,400원 '상징적'.. IMF 위기·글로벌 금융위기 수준
원·달러 환율이 13년 6개월여 만에 1,400원을 돌파한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뉴시스

22일 환율이 1달러당 1,400원을 넘어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했을 뿐만 아니라 향후 4%대 후반까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등 매파적 기조를 드러내면서, 한국보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높아지는 '금리 역전' 현상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박정호 명지대 교수는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사실 1,400원이라는 숫자는 우리나라 경제에 상징성이 있다"면서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라든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1,400원을 돌파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1,400원을 돌파하느냐 안 하느냐에 대해 많은 분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도 이를 알고 있기 때문에 환율을 낮추기 위해 시중은행과 외환시장 관계자를 동원해 환율 방어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했다는 것은 금융시장의 비밀 아닌 비밀"이라고 설명했다.


연준, 4% 후반대까지 금리 인상 가능성 열어둬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2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결정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하지만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1,400원 돌파 자체는 시간 문제였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박 교수도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기 이전에도 이런 불안 요인이 있었는데 이번에 인상이 된 거니 금리 역전 현상이 일어난 것이고, 환율은 더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리 역전 현상'이란 일반적으로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지는 상황을 의미한다. 해외 투자자 입장에서는 한국 금융시장에 돈을 묶어둘 요인이 줄기 때문에 외화는 더욱 유출되고 원화의 매력은 떨어지는 결과로 이어진다.

더구나 파월 의장을 비롯한 연준 FOMC 위원들이 4% 후반까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박 교수는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의 "4%까지 인상을 의심한 적이 없다"는 발언을 인용해 "4% 후반대까지 상방이 열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간 가계부채를 고려해 '점진적 인상' 기조를 취했던 한국은행도 한미 간 금리 격차에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강달러, 과거와 달리 가계 소비·기업 투자 같이 위축"

21일 부산 남구 부산항 용당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뉴스1

설상가상으로 박 교수는 한국의 기업이 과거처럼 고환율로 인한 수출의 덕을 보기도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 한국 기업은 국제적으로 활동하다 보니까 오히려 강달러가 부담 된다"면서 "기업이 원자재를 사 오거나 대금을 결제할 때 달러가 필요해서 대출받는 경우가 많은데, '킹 달러' 기조가 형성되면 오히려 대출금 상환 부담이 커진다"고 말했다.

결국 현재와 같은 강달러 흐름하에서는 "개개인으로서는 환율 인상으로 인한 물가 상승으로 소비력이 위축되는 악재이고, 기업 입장으로서는 대출 부담이 늘어나고 투자력이 줄어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기에 더해 "주요 수출시장인 중국 시장이 요즘 사회적 거리두기로 정상 가동되지 않아서 돈 벌어 외화를 가져오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 산업계와 협력한 사전 대응 미흡"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뉴욕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 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박 교수는 한국의 정부가 환율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 자체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외적 요인'인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위기가 유발한 강달러이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에서 미국을 상대로 요청하고 있는 화스와프 역시 "한국으로서는 시도는 할 수 있지만, 미국 입장에선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한국만 해준다는 것은 정치적으로 부담이 될 것"이라면서 곧바로 성사될 가능성은 낮게 봤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해선 사전 대응이 적었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미국 정책입안의 프로세스를 보면 워싱턴DC에 있는 수많은 로비스트가 자신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정책에 입안하기 위한 노력들을 사전에 많이 하기 때문에, 자국 기업을 진흥하겠다는 정책기조를 확인할 수 있는 요인은 상당히 많이 있었다"면서 "거기에 적극 대응하고, 사전 대응책을 산업계와 함께 만들어 나가기 위한 노력은 조금 미흡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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