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에 박힌 핀만 10여개. 울트라마라톤대회 우승자 홍종희씨 "울트라마라톤은 보약"
“몸은 쓸수록 강해진다. 울트라마라톤은 보약이다.”
지난 17일 강릉에서 끝난 2022년 한반도 횡단 울트라마라톤에서 우승한 홍종희씨(62) 지론이다.
홍씨는 인천 강화도를 출발해 강릉까지 이어지는 315㎞ 구간을 47시간59분에 주파했다. 이틀 동안 시간당 6.56㎞를 쉬지 않고 이동한 셈이다. 홍씨는 2017년~2019년 같은 대회를 3연패한 뒤 네번째 정상에 섰다. 홍씨는 22일 경기 수원 자택에서 “기록은 약간 저조했지만 큰 부상을 극복한 뒤 우승해 이전보다 훨씬 기뻤다”고 말했다.
홍씨는 이틀 동안 버스정류장 벤치에서 가끔 10분씩 눈을 붙였다. 식사, 편의점, 화장실에서 보내는 시간도 아꼈고 음식도 가능한 한 적게 먹었다. 홍씨는 “당초 목표는 제한시간(67시간) 안에 완주였다”며 “첫날 초반 선두에 3시간 정도 뒤졌는데 컨디션이 좋아 내 페이스대로 밀고 나간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홍 씨는 2년 전인 2020년 9월 바위산에서 왼 발목뼈가 으스러지는 사고를 당했다. 지금도 발목에 핀 10여개가 박혀 있다. 홍 씨는 지난 1년 반 동안 광교호수공원을 걷고 달리며 힘들게 재활했다. 홍씨는 “광교 호수 물 절반은 내 눈물, 절반은 내 땀”이라며 “이번에 우승하면서 땀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고 덧붙였다.
홍씨는 조기축구를 오래 하다가 2007년 마라톤에 입문했고 2016년 울트라마라톤으로 전향했다. 마라톤은 입문 1년 만에 풀코스를 3시간 안으로 끊었다. 홍씨는 “울트라마라톤 100㎞ 한국 기록 보유자가 ‘울트라마라톤은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최고 스포츠’라고 말하는 걸 듣고 도전하기로 결심했다”고 회고했다. 그때부터 그는 매일 10㎞ 이상을 달렸고 주당 1번은 장거리 레이스를 나섰다. 홍씨는 지난 6년 동안 국내 대회에 60차례 안팎 출전했고 한반도 횡단·종단 대회를 비롯해 거의 모든 대회에서 우승했다.
사람들은 100㎞ 이상을 뛰면 몸이 상한다고 생각한다. 홍씨는 이에 대해 “나는 죽을 것 같은 고비를 넘기면서 몸이 더 강해지는 걸 느낀다”며 “뛸수록 몸이 좋아지니까 울트라마라톤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매일 새벽 광교 호수 주변 15㎞를 달리고 주당 1회 장거리를 뛴다. 금주, 금연은 기본이다. 하고 싶은 시간에 맘껏 운동하기 위해 트레드밀 등 큼지막한 운동 기구들도 집안에 들여놓았다. 홍씨는 “5, 6년 전 기관지확장증, 운동기인성폐출혈 진단을 받았다”며 “의사는 심한 운동을 하지 말라고 했지만 나는 힘들게 뛸수록 더 건강해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홍씨는 “울트라마라톤은 속도보다는 지구력”이라며 “빨리 가는 게 능사가 아니라 내 페이스를 끝까지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씨는 “레이스를 하는 동안 과거에는 순위, 시간만 생각했지만, 지금은 식구, 지인들을 떠올리며 기도한다”며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걷다가 잠시 쉴 때 죽는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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