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 실명시키는 이 병, 작년 38만명.. 4년새 130% 급증

안준용 기자 2022. 9. 2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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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황반변성, 2017년 4.3만명→작년 12만명
황반변성은 심하면 실명에 이를 수 있는데, 초기엔 뚜렷한 증상이 없어 노안으로 착각하기 쉽다. 황반에 이상이 생기면 사물의 가운데가 검게 보이거나 건물·타일의 선 등이 찌그러져 보인다. /게티이미지뱅크

노인 시력 저하와 실명의 주요 원인인 ‘황반변성’ 환자가 최근 4년 사이 2.3배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노인 인구의 급격한 증가로 황반변성 환자도 덩달아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황반은 망막의 중심부로 시력의 대부분을 담당한다. 황반변성이 생기면 황반 내 시세포·시신경이 죽어 시력 장애로 이어진다.

세계 망막의 날(9월 24일)을 맞아 22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황반변성 건강보험 진료 현황에 따르면, 황반변성 진료 인원은 2017년 16만6007명에서 2021년 38만1854명으로 130% 늘었다.

지난해 남성 환자는 16만1894명, 여성은 21만9960명으로, 2017년 대비 각각 106%, 152% 증가했다. 인구 10만 명당 진료 인원도 2017년 326명에서 지난해 743명으로 128% 증가했다. 환자 증가로 황반변성 건강보험 진료비는 2017년 1095억원에서 지난해 3170억원으로 약 3배가 됐다.

황반변성의 원인으로는 가족력, 흡연, 잦은 자외선 노출, 비만 등이 꼽히는데,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노화’로 알려져 있다. 나이가 들면서 황반 부위가 소실·퇴화돼 기능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황반변성은 가까운 곳의 작은 글자를 보기 힘든 ‘노안’과 달리 가까운 곳뿐만 아니라 먼 곳을 보는 데도 문제가 생긴다. 초기에는 글자나 직선이 조금 휘어 보이다가, 나중엔 그림의 특정 부분이 지워진 것처럼 보이거나 사물이 찌그러져 보인다.

지난해 황반변성 진료 환자는 70대가 33%로 가장 많았고, 60대 32%, 80세 이상 19%, 50대 12%, 40대 3% 순이었다. 전체 환자 중 60세 이상 환자가 83%를 차지했다. 4년 사이 증가율에선 60대(175% 증가)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17년 4만3851명에서 2021년 12만576명으로 급증했다.

정은지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안과 교수는 “노인성 황반변성은 주로 50대 이후 발병하며, 선진국에서 60세 이상 인구 실명의 주요 원인”이라며 “연령이 증가할수록 유병률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병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노인 인구 증가와 함께 환자가 증가하는 것”이라고 했다.

황반변성은 완치는 어렵지만 일찍 발견해 잘 관리하면 시력 저하 속도를 최대한 늦출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정기적인 안과 검진과 함께 생활 속 금연, 자외선 노출 최소화, 적정 체중 유지,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과일·채소 섭취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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