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미-중 갈등에 "지금 문제는 기업 생존..이익보다 안전"

이본영 2022. 9. 22.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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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이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화되는 것과 관련해 "(기업들에게) 지금 문제는 생존"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미국이 공급망 재편(디커플링)을 하는 과정에서 만든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칩과 과학법' 등이 한국 기업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 문제에 대해선 "디커플링의 속도와 깊이에 따라 리스크(위험)가 클 수도 있고 기회가 클 수도 있다"며 "딱 잘라서 유리하다 불리하다 말할 수 없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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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 극대화보다는 안전 선행되고 있어"
"전세계 하나의 시장 부분적으로 쪼개져"
"미-중 군사적 충돌 비상 계획도 검토"
"반도체 경기 예측 어려우나 수요 늘 것"
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이 21일 워싱턴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에스케이 제공

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이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화되는 것과 관련해 “(기업들에게) 지금 문제는 생존”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21일 워싱턴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미-중 갈등을 언급하면서 “어떻게든 생존 방안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며 “이익 극대화보다 안전을 택하자는 얘기가 선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기도 한 최 회장은 나아가 “다른 회사들과 얘기해보면, 옛날 같으면 연구·개발 인력을 많이 뽑았을 텐데 이제는 정보 관련 인력을 뽑는다고 한다”며, 지정학적 대립이 강조되는 분위기에서 기업들이 위험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대만을 놓고 미-중이 군사적으로 충돌하는 경우에 대비한 비상 계획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당연히 검토한다”며, 보다 직접적으로 위협을 느끼는 대만 기업들을 참고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미-중 경제의 디커플링(단절) 강화 움직임에 관해선 “과거에는 전세계가 하나의 시장이었지만 지금은 시장이 쪼개지고 있다. 완벽하게 쪼개지진 않지만 그런 부분이 있다”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제조업이 강한 나라이고 수출 주도 경제”라며 “(미·중 가운데) 어느 하나를 버리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최 회장은 미국이 공급망 재편(디커플링)을 하는 과정에서 만든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칩과 과학법’ 등이 한국 기업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 문제에 대해선 “디커플링의 속도와 깊이에 따라 리스크(위험)가 클 수도 있고 기회가 클 수도 있다”며 “딱 잘라서 유리하다 불리하다 말할 수 없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칩과 과학법’이 중국에 대한 기업들의 반도체 투자를 가로막고, 그로 인해 에스케이의 중국 반도체 사업이 영향을 받는 것에 대해선 “장비가 못 들어가면 공장은 계속 노후화되고 업그레이드(개선)가 어려워진다”면서 “노후화돼서 문제가 생긴다면 다른 곳에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아직 미국 쪽의 장비 반입 규제 내용이 확실하지 않다며 “공장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투자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반도체 경기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을 두고는 “2~3년 뒤 경기가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면서도 “큰 흐름으로 보면 앞으로도 반도체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최 회장은 미국이 ‘메이드 인 아메리카’를 내세워 생산 시설을 적극 유치하며 한국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빠져나간다는 지적에 관해서는 “(에스케이의) 2030년까지 투자 계획이 250조원인데 그 중 해외 투자로 잡힌 게 70조원이다. (해외 투자는) 원래는 50조원인데 환율이 올라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 투자하니 한국에는 안 하겠구나’라는 생각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또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한국산 전기차를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해 뒤통수를 맞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을 어떻게 보는지’를 묻자 “뒤통수를 맞았다고 볼 수도 있다”면서도 감정적 대응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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