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 "내곡지구 개발이익 1조3000억원, '건물만 분양' 있었으면 2조4000억원"

이성희 기자 2022. 9. 22.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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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주택 소유 토지 자산가치 상승 영향"
SH공사가 서울 내곡지구에 공급한 주택 현황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내곡지구 보금자리주택 개발사업으로 당초 목표치보다 5배 이상 많은 1조3000여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내곡지구에 일반분양이 아닌 건물만 분양하는 주택을 공급했더라도 소유 토지 자산가치 상승으로 개발이익이 증가했을 것으로 추산됐다.

SH공사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내곡지구 사업 평가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내곡지구 사업은 2009년 정부가 서초구 내곡동 일대를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하며 시작됐다.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하고 개발하면서 인근 지역보다 저렴한 가격에 분양이 이뤄졌다. 주택 공급은 공공분양과 장기전세주택(20년동안 전세임대), 공공임대 등으로 진행됐다. SH공사는 당시 내곡지구 사업 시행자다.

분석 결과, SH공사는 내곡지구에서 분양주택 2214호와 임대주택 2138호(장기전세 1028호·공공임대 1110호) 공급 및 민간택지 10만3306㎡(전체면적의 12.7%)를 매각해 개발이익으로 총 1조3036억원을 거뒀다. 이는 사업 착수 당시 목표로 했던 2465억원보다 5.3배 많은 금액이다.

SH공사는 내곡지구 개발이익이 크게 늘어난 이유로 임대주택 2138호의 자산가치가 추가로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09년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의 장기전세주택 의무건설 방침에 따라 공공임대주택 의무비율을 25%에서 50%로 올리면서 공공임대주택을 많이 공급한 결과라는 것이다.

SH공사에 따르면, 내곡지구 택지조성원가는 3.3㎡당 890만원이었다. 그러나 공사가 소유한 내곡지구 전용 84㎡ 공공주택의 현재 시세는 가구당 약 18억원, 가구당 토지 추정 가격은 약 14억원이다. 3.3㎡ 기준 토지가격은 7950만원으로 택지조성원가 대비 토지가격이 크게 증가했다.

내곡지구에 토지는 공공이 소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건물분양주택을 공급했더라도 개발이익이 증가했을 것이라고 SH공사는 밝혔다. 분양주택 2214호를 건물분양주택으로 전환했을 경우 현금 사업수지는 2877억원으로 줄지만, 공사소유 토지 자산가치가 증가해 개발이익이 2조3896억원(공시가격 기준)으로 오히려 증가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여기에 용적률을 450%로 높일 경우 건물분양주택을 8960호 공급할 수 있고, 토지 자산가치 증가 및 현금사업 수지 개선으로 개발이익은 3조1628억원(공시가격 기준)까지 증가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앞으로도 개발사업 추진 시 시민을 위한 공공자산을 충분히 확보하고 주택사업 또한 건물만 분양하는 사업 중심으로 전환해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H공사는 이를 위해 정부에 사업타당성 분석 기준과 지방공기업 회계기준 등에 대한 제도 개선을 건의할 예정이다. 현행 사업타당성 분석 기준과 지방공기업 회계기준은 부동산 가격 변동에 따른 공정가격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 사업타당성 검토시 사업성 부족 및 회계결산 손실 등이 발생한다는 것이 SH공사 측 설명이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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