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해설사가 알려주는 방사성폐기물 관리

2022. 9. 22.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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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력원자력 본사가 위치한 경주에 살고 있는 나는 늘 원전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 특히 원전이 기여하는 우리나라 에너지 안보와 국가 경쟁력, 그리고 방사성폐기물 처리의 안정성에 대해서 궁금해 했었다. 마침 최근에 한수원이 이집트에 원전을 수주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기도 해서 시간을 내 가족들과 함께 한국원자력환경공단에서 운영하는 ‘코라디움’을 방문하기로 했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코라디움 청정누리공원.

코라디움 청정누리공원은 한국원자력환경공단에 운영하는 테마공원으로 생활 속 원자력에 대한 설명과 방사성폐기물 처리 절차에 관한 정보 등을 알기 쉽게 제공하는 홍보관이다. 원자력이나 방사성폐기물이라고 하면 위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부터 드는 게 현실이다. 막연한 두려움보다는 지금 우리 고장에 방사성폐기물이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 위험하진 않는지 알아보기 위해 홍보관을 찾았다. 

중, 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리 현황.

문무대왕이 용이 되어 나라를 지켜준다는 전설이 깃든 문무대왕릉이 있는 바닷가를 지나니 특이한 외형의 코라디움 홍보관이 보인다. 입구에는 중, 저준위 방폐물 처분현황이 한눈에 보인다. 보통 1년에 3000드럼 정도의 방사성폐기물이 나오는가 보다. 2015년 7월 13일 시작해 2022년 9월 14일까지 2만5000드럼을 처분했다고 한다.

코라디움 로봇해설사의 뒤를 따라가면서 해설을 들었다.

코라디움에는 신기하게 로봇해설사가 있었다. 로봇해설사의 뒤를 졸졸 따라 다니며 로봇이 말해주는 음성과 화면 안내에 따라서 관람을 해보기로 했다. 

로봇해설사가 음성과 화면으로 방사성폐기물 처리 절차에 대해 설명해준다.

우선 방사성폐기물 처리 시설이 설치된 봉길리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우리나라의 주요 원자력 시설 현황과 중, 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리 절차, 청정 에너지로서의 원자력, 에너지 자원별 에너지량 비교 등 많은 정보를 화면과 음성으로 들을 수 있었다.

방사성폐기물 운반선.

그중에서 방사성폐기물 전용선박, 동굴처분시설인 사일로(silo)에 대해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는데 지금 경주에 설치된 사일로는 해수면 기준 지하 80m에서 130m에 위치하고 있으며 높이는 50m 지름은 23.6m로 총 10만 드럼을 처분할 수 있으며 6개의 사일로(silo)가 있다고 한다. 사일로는 20cm 간격으로 수많은 철근이 들어간 콘크리트와 자연암벽으로 둘러싸여져 있단다. 

경주에는 총 6개의 동굴처분시설(silo)이 설치되어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도 방사선은 나오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땅에서는 1인당 연간 0.4mSv, 음식물에서 1인당 연간 0.35mSv, 공기 중에서 1인당 연간 1.3mSv가 나온단다. 그리고 방사성폐기물 관리 시설에서 0.01mSv가 나온다고 하니 안전한 관리만 보장된다면 그리 높은 방사선 수치는 아니었다.

생활 속 방출되는 방사선량.
중준위 방사성폐기물 동굴처분시설(silo) 모형.
저준위 방사성폐기물 표층처분시설 모형.

지난 8월 26일 경주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코라디움에서 중, 저준위 방사성폐기물 2단계 표층처분시설 착공식이 열렸다. 1단계 동굴처분시설에 이은 2단계 표층처분시설은 국내 최초의 저준위 방폐물 처분시설로 12.5만 드럼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지어진다. 진도 7.0 지진에도 견딜 수 있는 5중 차단구조로 내진 성능을 강화하여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건설 허가를 획득했단다.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사용 후 핵연료) 관리 정책.

또한 고준위 방폐물 처분시설 확보를 위해서 정부는 고준위 방폐물 관리 특별법을 제정하고 R&D 기술로드맵을 통해 관련 기술을 확보하는 한편, 수출시장 개척까지 도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코라디움 옥상 전망대에서 바라 본 동해.

최근 정부에서는 원자력발전을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에 포함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소형모듈원자로(SMR)와 사고저항성핵연료(ATF) 등 원자력 핵심기술 연구·개발·실증은 ‘진정한 녹색경제활동’으로 규정하고 원전 신규건설과 계속운전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과도기적으로 필요한 활동’으로 분류했다.

이러한 정부의 원자력 정책은 원전 개발의 세계적인 흐름과 경제 발전, 탄소중립, 에너지 안보적인 측면에서 어쩌면 피할 수 없는 선택일 것 같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원전에 대한 안전을 보장한 바탕 위에서 관련 정책들을 펼쳐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책기자단|강현lawyerkh@naver.com
경주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학원을 운영합니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모범을 보이기 위해서 항상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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