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중국 갈등 상황 대비 컨틴전시도 검토 중, 지금은 생존이 덕목"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2022. 9. 22.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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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경쟁력 워낙 좋아..보조금 한 푼 안받아도 이겨낼 것"
"IRA 문제 뒤통수 맞았다 반응 별 도움 안돼"
"대만 문제, 극단적 시나리오도 다 검토"
"어떤 시나리오도 생존이 최대 덕목..이익·효율성보다 안전"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1일(현지 시각) 중국의 대만 공격에 따른 미중 충돌 가능성 등 극단적인 위기 상황을 염두에 둔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1일(현지 시각) 워싱턴DC에서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SK그룹

최 회장은 이날 오후 워싱턴DC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대만에 대한 중국 침공 등) 극단적인 갈등을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 마련을 지시하거나 검토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검토한다. ‘워스트(최악의) 시나리오’ 중에 들어가 있는 것들”이라고 했다.

최 회장은 “(그러나) 거기에 대한 준비를 얼마나 할 것이냐는 어려운 문제 중 하나다. (이를 검토하는 데) 코스트(비용)가 들어가기 때문”이라며 “그 상황이 발생하면 당연히 지금 이 코스트를 지불하는 게 맞다라고 얘기하지만 사실 (발생) 안할 수도 있지 않느냐. 이것은 확률 얘기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최 회장은 “(그런 상황이 발생) 안 하면 그냥 쓸데없는 돈을 썼다고 얘기 될 수 있다”며 “(그래서) 어떤 것은 ‘보험’이라고 생각하는 정도쯤의 행동으로 하고 있다. 저희만 그러는 게 아니라 한국에 있는 상당 부분의 기업(들도 그럴 것)”이라고 했다. 최 회장은 이어 “대만에 있는 기업들한테 ‘이것을 어떻게 하느냐’라고 (대책을) 물어보면 더 좋다. 그들은 어떤 준비들을 하고 있고, 이런 상황이 생기면 솔직히 저희들보다 훨씬 더 위협적이지 않느냐”며 “당연히 거기에서 했던 것에 대한 벤치마킹 등이 필요해서 준비해 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 배제 움직임을 강화하는 데 한국이 영향을 받는데 대해선 " 중국에 대한 수출이 25% 차지하고 있는데, 그것을 갑자기 버린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얘기다. (우리) 경제가 감당할 수 없는 얘기”라며 “몇 가지 인더스트리(산업) 중에 특정 부분만 조금 문제가 된다는 얘기로 들어주시고, 특정 부분을 얘기했을 때는 우리나라의 어떤 제도적인 변화 등을 통해서라도 이렇게 디커플링이 일어나는 곳에서 생존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미중 갈등으로 중국 투자를 축소할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는 “제가 하고 있는 행동은 시나리오 계획으로, 아주 극단적인 시나리오부터 지금의 현상 유지를 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까지 다 있다. 이것은 확률 게임”이라고 했다.

최 회장은 미국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지원법 등을 제정하며 자국 내 생산을 강조하는 부분에 대해 “결국 세계가 디커플링하는 것으로 그 속도와 깊이, 그리고 어느 부분을 더 강조하느냐에 따라 리스크가 더 클 수도 또는 기회가 더 크게 작용할 수도 있다”고 했다. 대규모 대미 투자를 발표한 현대차가 IRA로 차별 대우를 받게 되면서 ‘뒤통수를 맞았다’는 불만이 나온 것에 대해선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되는 감정적 대응”이라며 “법안 제정 배경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해법을 찾는 게 기업이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이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게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며 “현대차가 너무 경쟁력이 좋기 때문에 보조금을 한 푼도 받지 않고도 이 문제를 충분히 뚫고 나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에 나가서 투자하는 것은 솔직히 위험하다. (그래서) 투자를 하다가 그게 잘못되면 뭔가 우리도 담보할 수 있는 것들이 필요하다”며 “그럴 때 솔직히 우리 정부가 정상회담을 통해 (투자를 발표하면) ‘이것이 너희 정부 안에서 컨펌이 난 것이고, 이것들이 지켜져야 그 다음 건도 계속 투자하지 않느냐’고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최 회장은 지난 7월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화상면담에서 ‘미국이 더 많은 투자처가 되고, 외국 기업이 들어오게 하려면 어떻게 하는 게 더 좋겠느냐’는 질문을 받은 뒤 “제조업 노동력의 경쟁력을 많이 노력해줘야 한다”고 대답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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