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병 안 한다며"..엑소더스·시위 열린 러, 문 걸어 잠그는 주변국

장형임 기자 2022. 9. 22.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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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부분동원령을 선포하고 예비군 30만 명을 즉각 소집한다고 밝힌 21일(현지 시간) 러시아에서 출발해 튀르키예(터키)로 떠나는 항공편이 매진됐다.

서방의 제재로 러시아 시민이 자유롭게 출입국할 수 있는 국가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날 발트 3국 등 주변 국가들은 입국 제한 조처를 강화하며 '러시아 엑소더스'를 향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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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수 용병 모집도 역부족이었나..30만명 소집 예정
러 상원, 탈영병 처벌강화법 승인도
러시아 '엑소더스' 조짐.."자국 떠나는 항공편 매진·가격 2배"
"러시아, 징병 반대 시위로 1300명 구금"
21일(현지시간) 아르메니아 수도 예레반의 즈바르츠노츠 공항에 도착한 러시아인들. AFP연합뉴스
[서울경제]

러시아가 부분동원령을 선포하고 예비군 30만 명을 즉각 소집한다고 밝힌 21일(현지 시간) 러시아에서 출발해 튀르키예(터키)로 떠나는 항공편이 매진됐다. 서방의 제재로 러시아 시민이 자유롭게 출입국할 수 있는 국가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날 발트 3국 등 주변 국가들은 입국 제한 조처를 강화하며 ‘러시아 엑소더스’를 향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dpa통신에 따르면 이날부터 주말까지 튀르키예로 향하는 항공편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동원령 선포를 수 시간 앞두고 이미 매진됐다. 당초 대국민 연설이 20일에 예정되었다가 하루 연기된 후 진행된 만큼 이미 군 동원령을 직감하고 자국 탈출 행렬이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튀르키예 항공의 웹사이트에서는 앞으로 3~4일간 모스크바에서 튀르키예 이스탄불, 앙카라, 안탈리아 등 로 향하는 비행기 편을 구할 수 없다. 이밖에 주요 항공사인 페가수스 항공 역시 이스탄불행 비행기 편이 주말까지 모두 매진됐다고 밝혔다. 항공편 가격 역시 8만 루블(약 184만 원)에서 17만3천 루블(약 398만 원)로 두 배 넘게 뛰었다. 이밖에 아르메니아, 우즈베키스탄, 아제르바이잔 등 러시아인의 출입국이 가능한 국가들의 직항편도 매진됐다고 가디언지는 전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징병이 없을 것이라고 거듭 선을 그어온 당초 발언을 뒤집고 "러시아와 러시아의 주권, (영토적) 통합성 보호를 위해 부분적 동원을 추진하자는 국방부와 총참모부의 제안을 지지한다"며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동원령을 선포했다.

동원 대상은 전체 예비군 2500만 명 중 과거 징집됐던 사람과 학생 신분으로 군복무 했던 사람을 제외하고 군대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 한정된다. 크렘린궁은 "동원 범주는 가급적 빨리 결정될 것"이라면서도 이들에 대한 국경 폐쇄 여부에 대해서는 즉답하지 않았다.

동원령 발표에 앞서 19일에는 로이터통신이 러시아의 민간 용병 기업인 와그너 그룹이 유죄판결을 받은 러시아 흉악범 1500여명을 대상으로 군사 모집을 시도 중이라고 보도하는 등 최근 러시아의 병력 부족 문제가 한계에 달했다는 추측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이날 군 동원령이 현실화하자 러시아 국민들은 충격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 정치 분석가 드미트리 오레시킨은 푸틴의 발표가 "절박한 행위에 가깝다”며 ''러시아인들은 뇌물과 출국 등 모든 가능한 방법으로 이 동원을 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최근까지 소파에 앉아 TV를 보며 전쟁을 지켜보던 러시아 국민들 개개인에게 큰 타격을 입혔다”면서 "이제 전쟁은 그들의 집 안으로 들어왔다"고 덧붙였다.

21일(현지 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발표한 부분적 동원령에 반대하는 무단 시위가 열린 도중 경찰이 시위자를 구금하고 있다.타스연합뉴스

동원령 반대 시위도 러 전역에서 일어났다. 인권단체 OVD-인포는 이날 러시아 38개 도시에서 동원령 반대 시위가 벌어져 이날 저녁까지 1311명이 넘게 체포됐다고 밝혔다. 이중 최소 502명은 수도 모스크바, 524명은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나왔다.

한편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주변국들은 군 대비 태세와 입국 제한 조처 강화에 나섰다. 발트 3국 중 한 곳인 리투아니아는 신속 대응군의 경계 태세 수준을 높였으며 라트비아의 에드가스 린케비치 외교부 장관 역시 ”동원령을 회피하려는 러시아인에게 피난처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서유럽으로 가려는 러시아인들의 관문으로 이용됐던 핀란드의 안티 카이코넨 핀란드 국방부 장관은"개인적으로 러시아인 비자 발급을 더 엄격히 할 근거가 마련됐다고 본다"고 말하는 등 러시아의 동원령에 경계 태세를 보였다.

AP통신은 “부분적인 동원 조차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러시아 국민들의 실망감을 증가시키거나 의심의 씨앗을 뿌릴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발표가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장형임 기자 j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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