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One]'에너지대란' 스위스, 올겨울 실내서 외투 입어야 할 수도

신정숙 통신원 2022. 9. 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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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스위스 전기세 상승률 최대 3배 예상
스위스DETEC & DEFR의 에너지 절약 캠페인 ⓒ 신정숙

◇ 에너지 절약 캠페인 STOP WASTE

<가정에서 할 수 있는 다섯가지 에너지 절약법>

1. 실내 난방온도 낮추기 : 실내 온도는 20°C가 넘지 않도록 한다. 온도1°C 낮춤으로 난방을 위한 전기를 10% 절약할 수 있다.

2. 냄비 뚜껑을 덮고 요리하기 : 요리를 할 때 냄비나 팬 뚜껑을 닫으면 조리 속도도 빠르고 에너지 손실도 많이 줄일 수 있다.

3. 불끄기 : 불필요한 전등은 바로 끈다.

4. 전자제품 전원 끄기 : TV, 컴퓨터, 커피 머신을 사용하지 않을 땐 전원을 완전히 끈다.

5. 짧게 샤워하기 : 욕조 목욕보다는 우리 몸에 적당한 온도 37°C로 짧게 샤워를 한다.

스위스 정부가 제시한 가정내에서 할 수 있는 에너지 절약을 위한 캠페인 ‘스톱 웨이스트(stop waste)’의 주 내용이다. 절전 캠페인을 한다고? 요즘 시대에? 그것도 스위스에서? 최근 스위스를 비롯한 유럽의 국가들은 하반기, 특히 올겨울 전력 소비를 줄이기 위한 방안에 고심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유럽 국가들의 가스 공급이 끊기면서 전력 생산에 차질을 빚게 되었고, 새로운 가스 공급처를 찾거나 그외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느라 분주하다.

지난 7월말 유럽연합(EU) 27개국 에너지장관은 각각 에너지 소비량을 2022년 8월에서 2023년 3월까지 8개월간 자발적으로 15% 감축하는 데 동의했고 러시아산 가스 공급이 중단되면 이 결정은 의무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스위스 또한 이 정책에 동참해야 할 것이라고 독일 경제기후보호부 장관이 언급하기도 했다.

스위스는 EU 회원국은 아니지만 사안에 따라 동참하고 있다. 그만큼 스위스를 둘러싼 주변 EU국의 영향을 받는데 당장 생갈렌주 라인탈 지역과 그라우빈텐주는 독일에서만 가스를 공급받기 때문에 독일의 에너지 수급 상황이 악화될 경우 이들 지역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2023년 스위스 예상 전기료 인상률RTS 홈페이지 갈무리 ⓒ 신정숙

◇ 2023년 전기료 인상률 최대 3배 예상

스위스 정부가 발행한 자료에 의하면 내년도 스위스 전기료는 올해보다 최대 3배 정도, 평균 27% 정도 오른다고 한다. 예를 들어 연 4500킬로와트시(kWh)의 전기를 사용하는 가정은 2023년에 1215프랑(약 175만원), 즉 올해보다 261프랑(약 37만원)을 더 지불해야 한다고 스위스 연방전기위원회는 예상했고, 인상률은 27%라고 했다.

반면 많은 전기공급업체들이 보내 온 데이터를 보면 전기료 인상률의 지역차가 컸고, 실제로 베른주의 작은 마을 아르베그 주민들은 내년에 3배나 오른 전기청구서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이 데이터에 의하면 아르고비 주의 오베른크호펜의 전기세 인상률은 무려 280%로 스위스 내에서 가장 높다.

위 데이터의 가장 붉은 색으로 된 지역이 인상률이 높은 곳이다. 데이터를 보면 스위스는 작은 나라이지만 전기를 공급하는 업체가 지역마다 다르고 그 수도 많다. 예를 들어 그뤼에르 지역에도 두 개의 공급업체가 있는데, 댐을 소유해서 전기를 생산 공급기도 하고, 태양광을 다른 지역에서 구입해서 공급하기도 한다.

스위스는 지방자치체도가 잘 발달돼 있고 이와 함께 산업 부분의 민영화도 잘 운영돼 서비스를 다양하게 제공받을 수 있다. 자신이 사는 지역에 공급되는 업체가 정해져있기 때문에 개인이 업체를 선택하는 건 쉬워 보이진 않지만 스위스인들에겐 자연스러운 선택처럼 보인다. 즉 이들은 많은 업체가 경쟁해서 더 질좋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고 받아들인다.

겨울 난방용 장작 가격도 3배 인상 ⓒ 신정숙

◇ 난방용 장작까지 덩달아 3배 인상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서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거라고 생각했지만 예상치도 못했던 무더위와 가뭄으로 힘들었던 여름. 뜨거웠던 태양도 한풀 꺽이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9월이 됐다. 아침 저녁으론 쌀쌀한 기운에 재킷을 입으며 올겨울을 어떻게 지내야할 지 곰곰히 생각하게 된다.

가스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전력 공급에 차질이 생길테고 결국 전력이 중단될 수도 있다고 했다. 스위스 정부의 권고를 따르게 되면 올겨울엔 실내에서도 필히 자켓을 입어야 하고, 절전에 익숙하지 않은 생활 패턴도 실천해야 할 것이다. 난방 원료인 가스, 오일, 전기료 상승과 함께 장작가격까지 3배 오른 이 겨울이 살떨리게 춥지 않길 바랄 뿐.

sagadawashi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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