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 이런 서브GK 있나요?"..긍정기운 뿜는 '퍼펙트 소방수' 조수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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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통틀어서 이런 서브 골키퍼가 있을까. 울산은 복받은 팀."
조수혁은 울산에서 장기간 서브 골키퍼로 활동하지만, 주전만큼이나 팬의 사랑을 받는다.
울산 관계자는 "조수혁은 평소 자기 관리가 뛰어날 뿐 아니라 분위기 메이커로 선수단과 프런트 가교 구실도 한다. 구단과 동료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서브 골키퍼로 이렇게 자기 역할 잘 하면서 행복한 선수가 또 있을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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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전 세계를 통틀어서 이런 서브 골키퍼가 있을까. 울산은 복받은 팀.”
지난 18일 수원FC전을 마친 뒤 울산 현대 출입 기자와 프런트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나온 얘기다. 이날 울산은 왼 무릎 부상을 입은 조현우 대신 조수혁(35)이 골문을 지켜 팀의 2-0 완승을 견인했다.
조수혁은 울산에서 장기간 서브 골키퍼로 활동하지만, 주전만큼이나 팬의 사랑을 받는다. 2008년 FC서울에서 프로로 데뷔한 그는 인천 유나이티드를 거쳐 지난 2017년 울산에 입단했다. 오랜 기간 프로 생활을 했으나 대부분 서브로 뛰었다. K리그 통산 62경기를 뛴 게 전부다. 늘 ‘만년 2인자’ 꼬리표가 따라붙는다.
그럼에도 조수혁을 지지하는 이들이 많은 건 특유의 긍정 에너지를 팀이 불어넣고, 서브 골키퍼로 100% 제 몫을 해내기 때문이다. 하이라이트는 2년 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다. 조현우가 ACL을 앞두고 대표팀에 소집됐다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뛸 수 없게 됐다. 그해 리그에서 한 경기도 뛰지 못한 조수혁이 골문을 지켰다. 그러나 오랜 기간 팀의 주전으로 뛴 수문장처럼 ACL에서 훨훨 날아올랐다. 결승까지 9경기(8승1무)에서 단 6실점. ‘0점대 방어율’을 뽐내면서 울산이 8년 만에 ACL 정상에 오르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조수혁은 ACL 맹활약 이후 타 팀의 러브콜을 받았다. 주전 골리앗으로 뛸 기회였다. 그러나 전격적으로 울산 잔류를 선언했다. 경기에 많이 뛰진 못하더라도 매 시즌 우승 경쟁을 하는 울산에서 배울 게 많고 미래를 그리겠다는 의지가 따랐다.
올 시즌에도 ‘퍼펙트 소방수’다. 조수혁은 지난 3월27일 포항 스틸러스와 ‘동해안더비’에서 대표팀에 차출된 조현우 대신 출격, 2019년 4월6일 상무전 이후 357일 만에 리그 경기를 소화했다. 역시나 눈부신 선방쇼를 펼치며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14일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는 조현우가 부상으로 전반만 뛰고 물러났는데, 후반 투입돼 무실점 방어를 뽐냈다. 이번 수원FC전까지 조수혁은 예기치 않은 시점에 골문을 지켰으나 단 한 골도 내주지 않았다.
울산 관계자는 “조수혁은 평소 자기 관리가 뛰어날 뿐 아니라 분위기 메이커로 선수단과 프런트 가교 구실도 한다. 구단과 동료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서브 골키퍼로 이렇게 자기 역할 잘 하면서 행복한 선수가 또 있을까”라고 말했다.
조수혁은 “현우가 못 뛰면 언제든 투입되도록 몸을 만들어놨다. 골키퍼는 간절함, 절실함보다 냉정함이 더 큰 덕목인 것 같다”며 “경기를 즐기려고 노력한다. 뛸 때마다 웃으면서 올라가니 팬도 반겨주시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경기가 끝난 뒤 다들 내게 고생했다더라. 그게 내게 가장 큰 힘이 되는 말”이라고 덧붙였다.
‘긍정의 기운’을 품는 조수혁은 조현우의 부상 여파로 스플릿 라운드 초반까지 골문을 지킬 가능성이 있다. 울산은 든든한 서브 골키퍼의 존재와 더불어 17년 만에 K리그 정상을 향해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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