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매파' FOMC 해석에 뉴욕증시 급락..달러화 1% 넘게 급등 [월가월부]

김인오 2022. 9. 22.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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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최선을 희망하며 최악에 대비"
연준 세번째 '자이언트 스텝' 결정
미국 기준금리 3.00~3.25% 로 상승
2008년 이후 최고 수준 치솟자
달러인덱스, 또 2002년 이후 최고
올해 연말 기준금리 중앙값 4.4%
미국경제 성장률 0.2%로 대폭 하향
10월 어닝시즌 앞두고 주식 매도세↑
파월 "집값 조정온다" 재차 강조
매매 가격 하락·월세 상승 경고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미국 기준금리를 결정한 날, 뉴욕증시가 일제히 1% 넘게 급락하고 미국 달러화 가치는 약 1% 급등했습니다. 연준이 세 번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결정했을 뿐 아니라 앞으로 기준금리 인상폭에 대해서도 시장 예상보다 더 매파적인 입장을 밝힌 영향입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공급망 문제가 이전에 비해 어느 정도 나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물가 상승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면서 치솟는 월세 임대료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리스크에 주목했습니다. 파월 의장이 실물 경제 침체를 감수하고서라도 금리를 올리겠다는 의지를 강조하자 다음 달부터 있을 '어닝 시즌' 기업 실적 둔화를 우려한 투자자들 매도세가 이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21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4대 대표 주가지수가 변동성을 키우며 동반 하락했습니다. 낙폭이 큰 순으로 '기술주 중심' 나스닥종합주가지수가 전날보다 1.79% 떨어졌고

'대형주 중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각각 1.71%, 1.70% 하락했습니다. '중소형주 중심' 러셀 2000 지수는 1.42% 떨어졌습니다. 한편 반도체 대장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0.97% 하락했습니다.

시장 출렁임을 보여주듯 '공포지수'로 통하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는 전날보다 3.79% 올라섰습니다. 뉴욕증시는 FOMC 의 '자이언트 스텝' 결과가 발표 되자마자 주가 지수가 일제히 가라앉았다가 파월 의장 연설 초반 상승세를 달렸는데 연설 후반으로 흐를 수록 낙폭이 다시 커졌습니다. 자이언트 스텝은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75(=0.75%p) 올리는 강도 높은 긴축 정책을 말합니다.

이 날 FOMC 위원들은 물가 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기존 2.25~2.50%에서 3.00~3.25% 로 올리기로 결정했습니다. 지난 2008년 1월 이후 14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이미 시장에서는 자이언트 스텝 결정을 예상해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결정을 민감하게 받아들인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러시아 리스크입니다. 이날 FOMC 위원들은 짧은 성명서를 통해 물가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우려하면서 그 배경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 장기화 여파가 물가 추가 상승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세계 경제가 침체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둘째는 기준 금리 인상폭 확대와 이에 따른 실물 경제 침체 그림자가 더 짙어졌다는 연준 진단 때문입니다. 이번 FOMC 회의 점도표 결과를 보면 위원들은 올해 미국 기준금리가 4.40%(중앙값)로 오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습니다. 6월 점도표(3.4%)대비 100bp높아진 것입니다. 파월 의장은 이날 "회의에서 상당수 의원들이 연말까지 금리를 100~125bp 올리기를 바랐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또 FOMC 위원들은 '경제 전망(SEP)'을 통해 미국 경제 성장률을 0.2%로 제시했는데 이는 직전 전망 때인 6월(1.7%) 대비 대폭 하향한 수치입니다. 내년과 내후년 전망치도 모두 깎았는데 이는 기준 금리를 지속적으로 올리는 데 따른 침체 압박을 반영한 것입니다.

연준의 이런 판단은 가뜩이나 오는 10월부터 발표된 기업들 실적에 대한 투자 불안감을 키웠습니다. 일례로 이번 주 들어 '실물 경제 동맥' 역할을 하는 물류 부문 대표 기업 페덱스와 '제조업 간판 기업' 제네럴 일렉트릭 등의 최고 경영진이 당분간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는 공식 언급을 앞다퉈 해왔습니다.

기업을 넘어 가계 측면을 보면 월세 임대료 상승과 주택 매매 가격 하락 리스크가 커지면서 소비 심리를 짓누를 것이라는 불안감도 새어나옵니다. 이날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원자재 가격은 안정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이지만 월세 임대료 가격이 빠르게 뛰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되고 있다"고 걱정하면서도 "금리 인상에 따라 주택 가격(매매)이 더 조정받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이미 5월 FOMC 정례 회의 때부터 "내 집을 마련하려는 젊은 층에게 그 계획을 다시 생각하라고 말하고 싶다"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줘 왔습니다. 다만 기준 금리가 오르면 주택 매수 수요가 줄어들고 임대 수요가 오르는데, 이는 월세 상승세를 더 부채질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잇습니다.

셋째는 달러화 강세로 인한 미국 대기업 실적 악화 우려입니다. 21일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6개 주요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가 전날 보다 1.02% 뛰면서 111.34 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2002년 초 이후 20여년 만에 최고치입니다.

이날 미국 대형 기술주들 낙폭이 컸던 이유 중 하나도 달러 강세 탓입니다. 달러가 강세이면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이 신용등급이 한 나라 정부 수준인 우량 기업들 실적이 하락할 수 있습니다. 우선 전세계 경제 침체 탓에 이들 기업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 증가세가 둔화될 수 있는데 여기에 더해 달러 가치가 뛰면 달러화 표시 해외 수익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한편 이날 채권 시장에서는 국채 수익률 움직임이 엇갈렸습니다. 기준금리에 민감한 2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6bp 오른 4.02%에 마감한 반면 '시중 장기 금리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6bp 내린 3.51%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상품 시장에서는 연준의 경제 침체 경고가 반영되면서 국제 유가와 구리 등 원자재 기격이 일제히 1% 가량 하락했습니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1일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군 동원령을 전격 발표하고 "러시아 보호를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혀 전운을 지폈습니다.

※ 미국 뉴욕증시 자세한 소식은 [매경 월가월부] 텔레그램과 유투브로 만나요

[뉴욕 = 김인오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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