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 공직자의 처세술

도신 서광사 주지 2022. 9. 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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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는 매서운 추위에도 그 푸름을 잃지 않기 때문에 절개의 상징으로 여긴다.

그래서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강고한 성격을 '대쪽 같은 성품'이라한다.

방심하다가 그 자리를 내려오는 순간, 생사의 위협까지도 느낄 수 있는 것이 공직의 자리이다.

절개염퇴(節介廉退)라, 부당한 일 앞에서는 절개를 지켜 그 직을 그만두고 물러나는 대쪽심성을 갖춰야지 이정도 쯤이야 하며 작은 원결을 무시하는 날 큰 코 다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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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신 서광사 주지 

대나무는 매서운 추위에도 그 푸름을 잃지 않기 때문에 절개의 상징으로 여긴다. 그래서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강고한 성격을 '대쪽 같은 성품'이라한다.

공직자는 사리사욕에 얽매이지 말자. 아무리 덩치가 크고 권력의 중심에선 사람도 웅장한 산속에 들어가면 너무 작아 찾기 힘 든다. 이렇게 인간은 보잘 것 없는 작은 존재다.

우리가 삼독(貪瞋癡)만 놔버리면 민주주의, 남북통일, 세계평화에도 아무 문제가 없다. 사리사욕만 버리면 황금덩어리나 미인을 봐도 취할 마음이 없어 걸릴게 없다. 돈만 보면 얼음판에 넘어진 황소 눈이 되고, 욕심이 도둑인줄 모르고, 사랑스러운 자식으로 착각한 사람들이 많다. 돈을 향해 함부로 덤비지 마라. 낭패 보기 일쑤다.

개미가 꿀단지에 빠지면 못 나오고, 쥐가 쌀독에 빠져도 못나온다. 사람도 탐욕의 수렁에 빠지면 헤어나기 어렵다. "후진국의 관리와 오뉴월의 생선은 상하기가 쉽다. 다만 관리가 썩으면 돈이 생기고 생선이 썩으면 구더기가 우글거린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공사구분을 재대로 못한 공직자는 윗분의 비위만 맞추며 다음자리만 노리다가 더 좋은 기회가 찾아와도 결국 일장춘몽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모든 것은 하나의 꿈 판인 것이다. 바보일수록 좋은 자리에 있을 때 한몫 잡자는 허황된 짓만 계속하다가 평생 동안 헛농사만 짓고 만다. 그런 후 열심히 변명하지만 변명은 자신을 속이는 것이다. 여물 많이 먹은 소 똥 눌 때 보면 안다. 남모르게 감쪽같이 한 일이라도 저지른 죄는 세상에 반드시 들어 드러나고야 만다. 비굴하게 살면 빙판 위에서 나막신 신고 다닌 것처럼 삶이 위태로워진다. 말 못한 젖먹이도 기어가다가 벽이 막히면 방향을 바꾸는데, 잘못된 방향을 알면서도 바꾸지 않고, 죄수복 입고서 감옥에 갈 준비를 열심히 하는 자도 있다.

공직자나 공직출신자들은 신중한 처세를 하고 살아도 누군가의 음해를 받아 큰 상처를 입는 수가 있다. 항상 조심하고, 옳음을 위해 죽을지언정 삿된 길은 가지를 말아야 한다. 몸에 한 점 사치도 붙이지 말고, 공평하고 진실하게 살아가야 후회나 절망할 일이 없다. 이 몸보다 더 큰 허깨비가 없다. 파도도 올라가면 반드시 내려온다. 삐끗하면 내리막길로 미끄러지는 수가 있다. 고위직에 있을수록 교만하거나 들뜨지 말고 지혜로워라.

지위가 높을수록 안위를 보장할 수 없는 살얼음판 같은 것이다. 온갖 모략과 치열한 암투에 휘말리거나 걸려들지 않도록 조심하라. 방심하다가 그 자리를 내려오는 순간, 생사의 위협까지도 느낄 수 있는 것이 공직의 자리이다. '방심'이란 '마음을 놓는' 것이다. 퇴직 후에도 도덕적으로 모범이 되라. 사리사욕 앞에서는 사슴처럼 겁이 많아야 하고, 불의 앞에서는 호랑이보다 용맹해야 한다. 평소의 심성을 오래 묵힌 된장처럼 구수하게 가꾸어나가며, 넘어진 사람 일으켜 세워줄 줄도 알고, 상대의 인사는 웃음으로 받아줄 줄도 알라.

인사를 하면서도 내가 잘났다는 오만과 건방진 마음이 있으면 공손치 못하고 건성으로 하게 된다. 상대와 인사를 나눌 때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살펴보도록 하라. 지금 당신이 누리고 있는 지위나 재산도 잠시 관리하고 있는 관리자에 불과한 것이다. 첫째는 잘못을 범하지 말고, 둘째는 잘못한 일은 즉시 참회하고 고쳐야 한다.

절개염퇴(節介廉退)라, 부당한 일 앞에서는 절개를 지켜 그 직을 그만두고 물러나는 대쪽심성을 갖춰야지 이정도 쯤이야 하며 작은 원결을 무시하는 날 큰 코 다칠 수 있다. 좋은 삶을 살려면 지혜가 필요하며 다른 좋은 삶을 비슷하게 흉내라도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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