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히 빛나는 저지, 뒤에 가려진 양키스의 '그림자'[슬로우볼]

안형준 2022. 9.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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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뉴욕 양키스는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주목받는 팀이다. 양키스는 메이저리그 뿐 아니라 야구라는 스포츠를 대표하는 구단. 모든 행보가 주목받는 팀이지만 애런 저지가 쏘아올리는 공이 더욱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저지는 9월 21일(한국시간) 시즌 60호 홈런을 쏘아올려 전설인 베이브 루스와 나란히 섰다.

저지가 배트로 쓰는 화려한 역사에 가렸지만 양키스는 쉽지 않은 시기를 보내고 있다. 야심차게 진행한 계획들의 결과가 그리 좋지 않고 포스트시즌의 결과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양키스는 전반기 최고의 팀이었다. 전반기 64승 28패, 승률 0.696을 기록했고 이는 메이저리그 전체 1위의 기록이었다. 전반기 기록한 팀 OPS 0.776, 팀 홈런 157개 역시 메이저리그 전체 1위의 기록이었고 3.08의 팀 평균자책점은 전체 3위, 아메리칸리그 2위의 기록이었다.

하지만 후반기 달라졌다. 양키스는 21일까지 후반기 25승 30패, 승률 0.455를 기록했다. 후반기 부진하는 동안 시즌 승률은 0.605까지 떨어졌고 이제 몇 경기만 더 패하면 6할 승률도 무너지게 된다. 여전히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전반기 13경기까지 벌어졌던 2위와 승차는 이제 5.5경기까지 좁혀졌다.

저지와 앤서니 리조를 제외한 거의 모든 타자들이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 성적이 떨어졌다. 지안카를로 스탠튼은 전반기 OPS 0.835를 기록했지만 후반기에는 0.456에 그치고 있고 글레이버 토레스는 전반기 OPS 0.809를 기록했지만 후반기 OPS 0.615를 기록 중이다. DJ 르메이휴 역시 전반기 OPS 0.786을 기록했지만 후반기에는 OPS가 0.641로 하락했다. 마운드에서도 게릿 콜(9-2, ERA 3.02→ 3-5, ERA 4.04), 제임슨 타이온(10-2, ERA 3.86 → 3-3, ERA 4.37) 등 로테이션을 지키는 투수들의 페이스가 떨어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야심차게 영입한 새 얼굴들의 부진이 크게 작용했다. 후반기 전력에 큰 보탬이 되기를 바라며 여름 이적 시장에서 품은 선수들은 대부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양키스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4명의 유망주를 내주고 프랭키 몬타스, 루 트리비노를 영입했고 캔자스시티 로열스에 유망주 3명을 내주고 앤드류 베닌텐디를 영입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조던 몽고메리를 보내고 해리슨 베이더를 영입했고 조이 갈로는 LA 다저스로 보냈다.

오클랜드 에이스였던 몬타스는 양키스 이적 후 최악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클랜드에서 19경기 104.2이닝을 소화하며 4승 9패,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지만 양키스 이적 후 8경기에서는 39.2이닝 1승 3패, 평균자책점 6.35를 기록했다. 그리고 시즌 초 겪은 어깨 문제를 다시 겪으며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영입할 때부터 부상자 명단에 있었던 베이더는 21일에야 빅리그 로스터로 복귀했다. 복귀전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했지만 이미 거의 두 달 가까이 팀 전력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반면 세인트루이스로 향한 몽고메리는 이적 후 성적이 크게 향상됐다. 양키스에서 21경기 114.2이닝을 소화하며 3승 3패, 평균자책점 3.69에 그쳤지만 세인트루이스 이적 후에는 9경기 53.2이닝을 투구하며 5승 2패, 평균자책점 2.35를 기록했다.

또 한 명의 '야심작'이었던 베닌텐디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캔자스시티에서 93경기에 출전해 .320/.387/.398 3홈런 39타점을 기록했던 베닌텐디는 이적 후 33경기에서 .254/.331/.404 2홈런 12타점을 기록했다. 몬타스만큼 성적이 극적으로 떨어진 것은 아니며 장타 페이스는 늘었지만 타율이 크게 떨어졌고 타격 생산성도 떨어졌다.

그나마 위안은 트리비노다. 오클랜드에서 셋업맨, 마무리 투수를 두루 맡으며 좋은 성적을 썼던 트리비노는 올시즌 39경기 평균자책점 6.47로 매우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양키스 이적 후 20경기에서 16.1이닝을 투구하며 평균자책점 1.65를 기록해 이적 전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쓰고 있다. 아직 예전의 기량과는 차이가 있지만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물론 후반기 부진하다고 해서 포스트시즌 진출이 무산될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양키스가 노리는 것은 단순한 포스트시즌 티켓이 아니다. 2009년 이후 한 번도 밟지 못한 월드시리즈 무대, 그리고 통산 28번째 우승 트로피다. 현재 흐름이 유지된다면 가을 무대의 성적을 장담할 수 없다.

저지가 역사를 쓰고 있지만 양키스의 역사가 변할 기미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과연 양키스가 남은 시즌과 포스트시즌에서 후반기 부진을 딛고 반전 드라마를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뉴욕 양키스)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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