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대? 멀었다".. 내연차 포기 못하는 도요타·포드

윤재준 2022. 9. 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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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2022 북미 오토쇼'에 참여해 쉐보레 콜벳 Z06을 시승하고 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미국산 전기차 세일에 나서는 한편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충 정책을 제시했다. /AFP 연합뉴스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전기차 개발 속도를 늘리면서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유럽연합(EU)이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신차 판매를 금지하지 하기로 하면서 자동차 업체들은 전기차를 더 많이 출시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규정에 대한 반발도 나타나고 있다. 폭스바겐 같은 독일 자동차 업체들이 EU의 계획에 맞춰 2035년 이전에 내연기관차 출시를 끝낸다는 계획이지만 일부 독일 경제단체들은 인프라를 대폭 구축해야 한다며 특정 기술을 금지하는데 반대하고 있다. 또 일부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은 여러 이유를 들어 내연기관차를 완전히 포기하지 않을 태세다.

도요타의 '프리우스' 친환경차 취급 못받아

도요타의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 /AP뉴시스

지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자동차 1050만대를 판매한 도요타는 오는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는 목표를 정해놓고 있다. 2030년까지 전기차 30개 차종을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4조엔(약 39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하이브리드차에도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도요타는 20여년전 하이브라드차인 프리우스를 출시하면서 환경운동 단체와 소비자들로부터 당시 가장 연비가 좋고 청정 차량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그러나 현재 하이브리드차는 내연기관 엔진을 장착하고 있다는 이유로 친환경 기술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도요타는 환경단체들의 평가에서도 낮은 점수를 받고 있다. 그린피스의 자동차 기업 탈탄소 평가에서 도요타는 10개 업체 중 최하를 기록했다.

도요타는 일본과 미국에서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생산을 위해 56억달러(약 7조8100억원)를 추가로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제너럴모터스(GM)와 폭스바겐에 비해 작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이브리드차 고수.. 내연기관차 미련 못버려

도요타의 경영진이 하이브리드차를 고수하는 것은 아직 전기차를 위한 인프라가 부족하고 전기차의 높은 가격으로 인해 전 세계 모든 지역에서 사용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잭 홀리스 도요타 북미 부사장은 세계 전기차 시장이 아직 완성 상태가 아니라고 밝혔다.

도요타의 벤처자본 사업부인 도요타 벤처스의 짐 애들러 사장은 “가까운 장래에 전기차가 시장의 100%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은 보이지 않는다”며 혼합된 시장을 예상했다.

결국 전기차 수용 속도가 에너지 공급과 인프라 구축 상태, 배터리에 생산되는 원자재 조달 여부 등에 따라 지역마다 차이를 보일 것이라는 것이다.

호주의 자동차 컨설팅 기업 오토퍼시픽의 애널리스트 폴 와티는 전기차 시장 전환 속도에 있어 미국이 유럽과 중국에 비해 느리고 인프라를 전혀 갖추지 않은 국가들이 많은 등 지역에 따라 차이가 큰 것을 감안하면 도요타의 시장 접근이 현명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포드도 "내연차 생산, 현명한 사업 선택"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북미국제오토쇼에서 포드의 2024년형 머스탱이 공개되고 있다.로이터뉴스1

포드도 최근 신형 내연기관차 머스탱을 공개하면서 아직 가솔린차 생산을 중단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포드는 현재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리고 있는 북미 모터쇼에서 7세대인 2024년형 머스탱을 공개했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포드의 아이콘인 머스탱을 계속 내연기관차로 생산하는 것에 대해 “미래를 봐도 현명한 사업 선택”이라며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이 차를 사랑하는 것을 감안하면 우리에게는 큰 강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팔리는 가솔린 머스탱의 성공은 아이러니하게 전기차인 머스탱 마하-E의 성공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머스탱 마하-E는 2020년에 출시돼 미국내 전기차 판매 2위를 기록하는 인기를 얻자 포드는 내연기관차 개발에도 더 집중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전기차 증산을 위해 500억달러(약 70조원)를 투자하기로한 포드도 가솔린으로 달리는 머스탱뿐만 아니라 F시리즈 픽업트럭 신차종 개발에 계속 투자할 방침을 시사했다.

팔리 CEO는 캘리포니아주의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시한에 대해 “미국에서 머스탱을 운전할 수 있는 곳은 여전히 많을 것”이라고 말해 걱정하지 않고 있음을 나타냈다.

"전기차 과연 친환경적인가?" 반문

독일도 내연기관차를 완전히 퇴출하지는 않을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올해 초 올리버 치프제 BMW CEO는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갖고 있는 기술을 서둘러 포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환경에도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폭스바겐 등 자국의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 투자를 늘리고 있는 독일은 지난 6월 크리스티안 린드너 재무장관이 EU가 2035년으로 정한 내연기관 신차 판매 금지에 동의를 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린드너 장관은 독일의 전경련인 BDI 행사에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내연기관차가 사용돼야 한다며 EU의 요구는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캐나다의 IT 전문가인 패리스 마크스는 최근 유로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전기차의 탄소 배출이 적긴 하지만 ‘제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제조에 사용되는 리튬과 코발트 같은 광물 광산이 환경과 보건에 주는 피해가 크다고 강조했다.

마크스는 모든 자동차를 전기차로 교체하는 데 우선을 둘 것이 아니라 대중교통 환승 시설, 자전거와 도보에 친화적인 도시 건설을 통해 자동차 사용을 줄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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