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도로공사 성과급 주려고 맛없는 휴게소 음식이 비쌌다니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 값이 시중 음식점에 비해 비싸면서 맛 등 품질은 떨어진다는 지적은 어제오늘 나온 것이 아니다. 국토부가 이를 개선하기 위해 휴게소 음식 값을 10% 인하해 보자고 도로공사에 제안했는데, 도로공사가 끝내 거부했다고 한다. 그 이유가 도로공사 임직원 성과급 때문이라니 기가 막힌다.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 가격과 품질은 고질적인 문제였다. 웬만한 음식은 1만원을 넘는데 그렇다고 품질이 그만큼 따라가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다른 선택 여지가 없는 고객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싸고 품질 낮은 휴게소 식당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휴게소 음식 값이 품질에 비해 터무니없이 높은 것은 매달 매출의 41%를 임대료 등 수수료로 떼가는 구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중 절반은 휴게소 운영 업체가 갖고 나머지 절반가량은 도로공사가 가져간다고 한다.
도로공사는 휴게소 음식 값을 내리면 영업이익 악화로 공공기관 경영 평가에서 안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며 반대했다고 한다. 경영 평가가 낮아지면 임직원들 성과급이 줄어든다. 결국 휴게소 음식 값에서 나오는 돈으로 임직원들이 성과급을 받는다고 해도 틀린 말이라 할 수 없다. 국토부가 경영 평가에서 손해를 보지 않도록 책임을 지겠다고 설득해도 막무가내였다고 한다. 성과급 받을 돈이 줄어들면 경영 평가를 그대로 받아도 소용이 없다는 계산일 것이다. 식당 음식 값만이 아니라 과자 등 매장 임대료는 50%가 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국민 세금과 통행료로 운영하는 공기업이 이런 행태를 보여도 되는가.
공기업이 운영 시설에 대해 수수료를 지나치게 많이 받는 것은 해당 공기업 임직원들 배를 불릴 수 있을지 몰라도 국민에게 큰 피해를 주는 일이다. 고속도로 휴게소 문제가 국민들의 오랜 불만인데도 고쳐지지 않는 것은 도로공사가 운영권을 독점하는 구조 때문일 것이다. 이번 기회에 이 독점 구조를 풀어 경쟁하게 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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