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도시공사 보유 '송도 외국인 임대주택' 매각은 위법"

차준호 기자 2022. 9. 22.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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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인천도시공사(iH)가 보유하고 있던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송도 웰카운티 3단지 외국인 전용 임대주택(아파트)'을 민간 사업자에게 매각한 것은 관련법을 위반한 것이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인천지법 민사합의 14부(부장판사 김지후)는 지난달 26일 이와 관련해 "아이오에쓰 등에 매각한 것은 공공주택 특별법과 구(舊)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경자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소유권 이전 등기'의 말소 등기 절차를 각각 이행하라"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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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법 "공공주택 특별법 등 위반"
세금으로 조성한 자산 헐값에 매각
주거복지 공기업 이미지 훼손 불가피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송도 웰카운티 3단지. 2017년 iH가 보유하고 있던 송도 웰카운티 3단지 외국인 전용 임대주택(아파트)을 민간 사업자에게 매각한 것은 관련 법을 위반한 것이라는 법원의 1심 판결이 최근 나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iH 제공
2017년 인천도시공사(iH)가 보유하고 있던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송도 웰카운티 3단지 외국인 전용 임대주택(아파트)’을 민간 사업자에게 매각한 것은 관련법을 위반한 것이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인천 시민의 세금으로 조성한 소중한 자산을 헐값에 부적격자에게 매각한 사실이 법원 판결로 드러나면서 iH는 인천의 주거복지 공기업으로서 이미지를 훼손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21일 인천지법 등에 따르면 송도 웰카운티 3단지 외국인 전용 임대주택과 관련해 지난해 11월 경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국정감사, 시의회에서 잇달아 특혜 시비가 일었다. 이에 따라 iH는 자신들이 아파트를 매각한 ㈜아이오에쓰 등을 상대로 계약 무효소송(소유권 이전 등기 말소 등기 청구의 소)을 제기했다.

인천지법 민사합의 14부(부장판사 김지후)는 지난달 26일 이와 관련해 “아이오에쓰 등에 매각한 것은 공공주택 특별법과 구(舊)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경자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소유권 이전 등기’의 말소 등기 절차를 각각 이행하라”고 판결했다. iH가 해당 임대 주택을 법령을 위반해 무자격자에게 매각했다고 해석한 것이다.

재판부는 “iH는 10년의 의무임대기간이 경과하기 전이라도 공공주택특별법에 따라 기존 공동주택사업자의 지위를 포괄적으로 승계하는 방식으로 매각할 수 있지만 매수인은 공공주택사업자여야 한다”고 봤다.

또 “공공주택특별법에 비추어 볼 때 아이오에쓰 등 피고는 공공주택사업자가 아니고 가까운 장래에 공공주택 사업자로 지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도 없다”며 “따라서 이 매매계약은 공공주택특별법과 구 경자법을 위반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iH가 매매계약을 한 아이오에쓰는 자본금 5000만 원의 자그마한 회사로 고작 부산에 있는 임대 주택 2채를 임대해 입찰 공고상 참가 자격조차 없었다는 지적이 있었다.

아이오에쓰가 웰카운티 3단지 120채의 외국인 전용 임대주택을 매매계약 전인 2017년 2월 매각예정가격인 554억 원에서 5% 할인된 526억 원에 매입 희망 의사를 밝혔는데도 iH는 매각예정가격보다 7% 할인된 금액인 515억 원에 매각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해 10월 인천시 국정감사에서 박완수 의원(현 경남도지사)은 “300만 인천시민 혈세로 조성된 우량 자산이 무자격자에게 위법하게 매각되었는데도 인천시는 징계시효(3년)를 이유로 iH 기관경고와 담당자 경고처분을 한 게 전부”라며 “인천시가 재발방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같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iH 경영진은 그동안 외국인 임대주택 입찰 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만 되풀이해 왔다. 이승우 사장은 외국인 전용 임대주택 매각 당시 ‘사업개발본부장’으로 불법 매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iH 관계자는 “이 사장은 2017년 당시 외국인 전용임대주택 매각을 담당한 사업개발본부장으로 초기에 매각을 결정한 사실상 장본인”이라고 설명했다.

아이오에쓰는 법원의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심에서 매매계약이 정상적으로 이뤄진 사실을 밝히겠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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