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포커스] 우사인 볼트 발목에 납덩이 매달자는 민주당

이진석 경제부장 2022. 9. 22.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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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 선수 불이익 줘야 공정인가 노조 편 들어야 정의인가
경제 위태롭고 민생도 흔들려… 야당은 反기업 입법 멈춰야

경마장의 말들은 각각 다른 무게를 짊어지고 달린다. ‘핸디캡 중량’이라는 제도가 있다. 우수한 경주마에게 무게를 더하는 것이다. 연령, 성별, 유전적 특징, 누적 상금 등을 기준으로 하는데 안장 등을 무겁게 해서 많으면 3㎏ 정도까지 중량을 늘린다. 뒤지는 말들에게도 승리할 기회를 주려는 것이다.

김형수 대우조선해양 거제통영고성지회 지회장이 지난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 발의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뉴스1

경마장에서는 이래야 한다. 이건 공정이나 정의와는 좀 다른 일이다. 우월한 능력의 경주마에게 짐을 지워서 발목을 잡는 이유는 우승마를 맞히는 게임의 승률을 비슷하게 만들어야 마권이 더 많이 팔리기 때문이다. 월등하게 잘 달리는 명마와 평범한 경주마가 경기를 해도 너무 차이가 나지 않아야 박진감이 있다. 혹시 대역전극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관중은 손에 땀을 쥘 수 있다.

스포츠 경기는 다르다. 올림픽 육상 100m에 출전한 세계 기록 보유자 우사인 볼트에게 3㎏짜리 납덩이를 발목에 차고 달리라고 한다면, 그래서 승자가 바뀔 수도 있다면 어떨까? 탁월한 신체 능력을 타고났다고 해도, 볼트는 부단히 노력하고 훈련했을 것이다. 0.01초를 당기기 위해 힘든 연습을 마다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노력을 없는 일로 만드는 것은 정의롭지 않다.

볼트에게 “당신은 너무 빠르니 납덩이를 매달고 달려야 한다”고 하면 안 된다. “다른 선수들이 당신 때문에 한 번도 1등을 해보지 못했으니 스파이크를 벗고 뛰라”고 할 수는 없다. 정정당당하게 겨루고 승부에 승복해야 공정한 경쟁이다. 김연아 선수에게 “너무 월등하니 스케이트 날을 갈지 말고 타라”고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세상을 경마장으로 만들려고 하는 모양이다. 기업의 발목을 잡아서 노조에 유리한 노사 관계를 만들고 싶어한다. 그래야 공정하다고 주장한다. 기업은 권력과 유착하고, 하청업체를 착취하고, 노동자를 탄압한다고 한다. 그 반대편에 힘은 없지만, 불의를 참지 못하고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노조가 있다고 상상하는 것 같다. 노조 편들어서 표를 얻고, 정권도 잡아봤으니 그 단맛을 잊기는 어려울 듯싶다.

지난 5년간 문재인 정부에서 벌어진 일들로는 모자라는 모양이다. 야당이 된 뒤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반(反)기업, 반(反)시장적인 법안들을 쏟아낸다. 노조의 불법 파업으로 기업이 피해를 입어도 손해배상 청구를 하지 못하게 하는 ‘노란봉투법’은 심하다. 안전사고가 나면 회사 대표를 처벌하는 ‘중대재해법’으로는 모자라서 이런 법을 만들겠다고 한다. 불법 파업 때 대체 인력을 투입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기업의 요구는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다.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가 25%로 높인 법인세 최고세율을 22%로 되돌려 기업들의 짐을 덜어주겠다고 하는데 민주당은 ‘부자 감세’라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업에 무엇 하나 도움을 줄 생각은 없어 보인다. 기초연금을 월 30만원에서 40만원으로 늘리자고 한다. 10조원이 넘게 드는 일이다. 아마 돈 잘 버는 대기업들이 법인세 좀 더 내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우리 기업들은 노력했다. 삼성전자 TV가 미국 가전제품 매장의 맨 뒷줄에서 가장 앞줄에 전시되기까지, 일본 기술 곁눈질하던 반도체가 세계 1위를 차지하기까지 흘린 땀을 본 적이 없다고 한다. 현대자동차가 미국에서 10년 무상 보증을 내걸고 소비자 평가 1위에 오를 때까지 어떤 노력을 쏟았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가 한창이던 2018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삼성이 글로벌 1위 기업이 된 것은 협력업체들을 쥐어짠 결과”라고 했다. 정말 그런가? “삼성이 지난해 60조원의 순이익을 냈는데 20조원만 풀면 200만명에게 1000만원씩 줄 수 있다”고 했다. 정말 그래도 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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