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위 "실미도 최후의 4명, 벽제리에"..국방부에 발굴 권고

황보혜경 2022. 9. 21.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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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실미도 부대 창설..부대원 31명 가혹 훈련
생존 공작원 4명 사형 선고..1972년 암매장당해
수십 년 뒤 사망 알았지만.."너무나 억울" 유언만
'공작원 20명 유해 발굴' 벽제리 공동묘지 유력

[앵커]

진실화해위원회가 최후의 실미도 공작원 4명이 암매장된 거로 추정되는 지역을 발표했습니다.

위원회는 실미도 공작원 암매장 사건을 국가가 저지른 중대한 인권침해 범죄로 보고, 유해가 가족에게 인도될 때까지 발굴에 나서라고 국방부에 권고했습니다.

황보혜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1968년 4월.

당시 중앙정보부와 공군은 북한 침투를 목표로 일명 '실미도 부대'를 창설했습니다.

31명의 청년들은 인천 무인도인 실미도에서 혹독한 훈련을 받으며 제대로 된 식사도 하지 못하는 등 가혹 행위에 시달렸습니다.

결국, 이를 견디지 못한 24명이 부대를 탈출해 서울로 진입을 시도했고, 군과 경찰의 총격과 자폭으로 이 가운데 20명이 숨졌습니다.

생존 공작원인 김창구, 임성빈 씨 등 4명은 군법회의에 넘겨져 사형을 선고받았고, 이듬해인 1972년 3월 사형당해 어딘가에 묻혔습니다.

그로부터 수십 년이 흐른 뒤에야 유족들은 소식이 끊긴 가족의 생사를 알게 됐지만, 남은 건 "너무나도 억울하다'는 유언이 담긴 종이 한 장뿐이었습니다.

[임충빈 / 실미도 유족회 대표 (고 임성빈 씨 동생) : 사형까지 당했잖아요, 재판도 (가족들) 몰래 했고 암매장까지 했는데도 저희한테는 아무런 연락이 없었어요. 지금 현재도 시신도 못 찾고 있습니다.]

지난 2005년 실미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지자 국방부가 최후의 4명을 찾는 작업을 진행했지만, 결과는 실패로 끝났습니다.

이후 16년 만인 지난해 5월 진실화해위원회가 조사에 나섰고, 1년여 끝에 유력한 암매장 추정 지역을 발표했습니다.

앞서 공작원 20명 유해가 발굴됐던 벽제리 공동묘지가 유력하다는 겁니다.

지난 1963년에 개설한 경기 고양시 벽제리 묘지입니다.

진실화해위원회는 이곳 5구역 봉분 부근에 사형된 공작원 4명이 묻혔을 거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정영훈 / 진실화해위원회 조사2국장 : 원래 서울 오류동과 인천가족공원을 포함해 3곳으로 추정했는데 시신을 운반했던 공군 관계자의 결정적인 진술을 이번에 새롭게 확보해 벽제리 묘지가 유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유족들은 남은 유해도 하루빨리 가족 품으로 돌아와 명예가 회복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임충빈 / 실미도 유족회 대표 (고 임성빈 씨 동생) : 바라는 건 딴 건 없어요, 유해 인도와 명예 회복. 사형수 가족으로 꼬리표 붙이고 언제까지 죄인처럼 살아야 할지….]

진실화해위원회는 이번 사건은 국가의 부당한 공권력 행사로 발생한 인권침해 사건이라며 국가가 유족에게 사과하고, 유해가 발굴될 때까지 국방부가 조사에 나서라고 권고했습니다.

YTN 황보혜경입니다.

YTN 황보혜경 (bohk101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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