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땐 상상도 못했는데"..요즘 스무살, 엄마 손잡고 찾는곳 [인터뷰]
젊은사람 진입 장벽 낮추려
시장서 산 한방재료 쓰고
동화 콘셉트로 눈 즐겁게
클래식·재즈공연 열어
"젊은 사람들이 오히려 어머니, 아버지를 모시고 바를 찾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전에 바는 돈 많은 사람들의 공간이라는 인식이 많았는데, 더 이상은 아니게 된 거죠."(서정현 장생건강원 대표)
한때 바(bar)는 어려운 공간이었다. 술값이 비싼 데다, 파는 술 종류가 많고 복잡해 문턱이 높았다. 하지만 위스키 등 프리미엄 주류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바 스타일이 다양해지며 바를 드나드는 젊은 세대의 발걸음이 부쩍 잦아졌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글렌피딕, 발베니 등을 보유한 윌리엄그랜트앤선스코리아 본사에서 바 트렌드의 최전선에서 맹활약 중인 안소현 테누토 대표, 서 대표, 박 바텐더를 만나 그 이유를 물었다.
바텐더들은 바가 단순히 술을 마시는 곳이 아닌 경험의 공간으로 탈바꿈했다고 입을 모았다. 박 바텐더는 "요즘은 바에 줄을 서는 사람들이 있다"며 "한 그릇 비우면 자리를 떠야 하는 식당과 달리 술자리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데도 줄을 선다는 건 바 경험 자체를 추구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들도 한 잔의 술에, 칵테일을 넘어 가게가 운영하는 가치를 보여주려 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가 일하는 앨리스청담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동화를 모티브로, 이 공간에 발을 디딘 시간만큼은 완전히 다른 곳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것이 콘셉트다.
안 대표의 테누토는 피아노 전공 경력을 살려 바에서 주로 클래식 음악을 틀고, 라이브 재즈나 클래식 공연을 연다. 안 대표는 "바는 여전히 사치를 파는 공간이지만 장벽을 낮추기 위해 바들이 스토리를 담고 있다"며 "술만 즐기려는 소비자가 많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음악과 퍼포먼스 등 여러 가지를 시도하는 중"이라고 했다.
논현동 영동시장 안쪽 골목에서 20년간 운영되던 건강원 이름을 그대로 따온 장생건강원은 재료의 90% 이상을 재래시장에서 구해 인삼, 계피 등을 활용한 이색적인 칵테일을 판다.
이들은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달라진 점도 특징이라고 했다. 박 바텐더는 "예전엔 맛을 중시하는 흐름이 주를 이뤘다면 이젠 술이 무엇으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손님들 중 바텐더조차 모르고 외국에서도 유행하지 않는 칵테일을 주문하는 경우가 있다"며 "그만큼 소비자들의 수준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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