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제를 좌절시킨 신진서의 '한 수'..NFT로 생생하게
한국 바둑의 간판 신진서 9단(22)이 커제 9단을 상대로 선보인 희대의 명승부가 대체불가토큰(NFT)을 통해 재현된다.
한국기원은 21일 “한국 랭킹 1위 신진서와 중국 랭킹 1위 커제가 대결한 지난 2월 제23회 농심신라면배 13국의 하이라이트가 NFT로 출시된다”며 “이번 NFT는 제24회 농심신라면배 본선 추첨일인 10월7일부터 정식 판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총 1919개를 발행하는데, 이는 바둑판의 가로와 세로가 19줄인 것을 상징한다. 22일부터 10월5일까지 사전 예약을 받고 이 기간에 가장 많이 구입한 구매자에게 1번 에디션이 증정된다.
이번 작품의 공식 명칭은 ‘제23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 최강전 : 대한민국 우승 기념 신진서 기보 NFT’다. 한국기원이 직접 제작하고 발행하는 첫 작품이며, 신진서 개인적으로는 지난 5월 LG배 우승국 발행에 이은 두 번째 NFT 출시다.
이 작품 속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108번째 수가 붉은 꽃으로 도드라지게 표현된 것이다. 이는 농심신라면배의 붉은색을 나타내는 것과 함께 ‘이적(耳赤)의 수’를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다. 1846년 일본의 천재 고수 슈사쿠의 묘수에 당황한 혼인보(일본의 유명 바둑가문) 인세키의 귀가 붉어졌다는 것에서 유래한 이 말은 상대방에게 충격과 부끄러움을 주는 결정적인 묘수를 뜻한다.
당시 커제는 신진서와의 대국이 끝난 뒤 자신의 인터넷 방송을 통해 신진서의 108번째 수를 보고 이적의 수를 떠올렸다며 신진서가 이 수를 뒀을 때 귀가 빨개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 적이 있다. 한국의 마지막 주자로 출전했던 신진서는 미위팅 9단, 위정치 9단에 이어 커제까지 잡아냈고, 이치리키 료 9단과의 마지막 대국에서도 승리해 한국에 농심신라면배 우승컵을 안겼다.
신진서는 “농심신라면배는 어릴 때부터 재미있게 봐왔고 꼭 뛰어보고 싶은 무대였다”며 “그 대국이 NFT 기록으로 남게 돼 영예롭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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