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녹조 독성물질, 1.17km 떨어진 주택가까지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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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주변 공원·주택가 등지의 공기에서 발암성 물질인 녹조 독소가 검출됐다.
낙동강물과 이 물로 재배한 농작물, 낙동강물을 정수한 수돗물에서 녹조 독소가 검출된 적은 있으나 공기를 통해 독소가 낙동강 주변 지역에까지 널리 퍼진 사실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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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주변 공원·주택가 등지의 공기에서 발암성 물질인 녹조 독소가 검출됐다. 녹조에서 발생한 독소가 미세먼지 크기의 공기 에어로졸을 타고 날아다닌다는 것이다. 낙동강물과 이 물로 재배한 농작물, 낙동강물을 정수한 수돗물에서 녹조 독소가 검출된 적은 있으나 공기를 통해 독소가 낙동강 주변 지역에까지 널리 퍼진 사실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낙동강네트워크·대한하천학회·환경운동연합은 21일 국회 소통관과 부산·대구·경남에서 동시에 기자회견을 열어 낙동강 주변 공기를 여러 곳에서 채집해 분석한 결과 남세균(시아노박테리아·옛 남조류)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 등 유해물질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공기 채집은 김태형 창원대 교수팀(환경공학)이 맡았고 분석은 이승준 부경대 교수팀(식품과학)과 신재호 경북대 교수팀(응용생명과학)이 진행했다.
분석 결과 공기 채집에 성공한 지점 11곳에서 모두 마이크로시스틴이 0.1(경남 합천군 저수지)~6.8ng/㎥(대동선착장 배 위)가 검출됐다. 특히 낙동강 기슭에서 직선거리로 1.17㎞나 떨어진 부산 ㄱ아파트 옥상에서 채집한 공기에서도 마이크로시스틴(1.88ng/㎥)이 나왔다. 낙동강 녹조 독소가 바람을 타고 도심까지 날아갔다는 얘기다. 1ng/㎥는 가로·세로·높이가 모두 1m인 공간에 10억분의 1그램(g)에 해당하는 물질이 있다는 뜻이다.
환경단체들은 “낙동강 주변 직선거리 1㎞가량까지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된 점을 염두에 두면 시민이 즐겨 찾는 낙동강변 생태공원과 선착장, 주거단지·학교·관공서, 정수장과 농작물까지 녹조 독소에 상시 노출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이 정도의 검출량이 인체에 얼마나 유해한지는 명확하지 않다. 국내엔 관련 기준치도 없다. 다만 상대적으로 비교할 만한 사례는 있다. 미국 미시간주 호수(베어 레이크)와 캘리포니아주 강, 뉴햄프셔주 강 주변 공기를 채집해 분석한 결과가 그것이다. 조사 시기는 각각 다르지만 낙동강 주변 공기에서 검출된 독소량보다는 크게 작았다. 한 예로 2015년 진행한 뉴햄프셔주 강 주변 공기에서 검출된 마이크로시스틴은 0.384ng/㎥(최대값 기준)에 그쳤다. 이번 낙동강 주변 공기 조사에서 검출된 마이크로시스틴은 이보다 최대 17.7배 더 많다.
이승준 부경대 교수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에어로졸의 인체 위해성 연구는 국제적으로도 걸음마 단계다. 다만 미국보다 우리나라에서 마이크로시스틴 검출량이 훨씬 더 많게 나온 점을 고려해 관련 연구를 서두를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 쪽도 “현재 국립환경과학원이 녹조가 에어로졸 형태로 인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연구가 끝나는 대로 에어로졸 영향 가능성을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광수 김윤주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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