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동쪽 대규모 해상풍력 '어민들 뿔났다'
[KBS 제주] [앵커]
KBS 보도로 제주도 동쪽 해역에도 대규모 해상풍력 발전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는 사실이 처음 알려졌는데요.
지역 어민들은 해상풍력 단지가 계획대로 조성되면 삶의 터전을 잃을 수밖에 없다며 집단 행동에 나섰습니다.
신익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제주도 동쪽 해역에 추진되고 있는 대규모 해상풍력 발전사업.
해상풍력 발전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업체는 2곳으로, 국내 업체 말콘이 서귀포 신양항에서 52km 정도 떨어진 남동쪽 해상 일대에 풍황계측기 3기를 설치할 예정이고, 덴마크 기업의 국내 법인인 씨아이오프쇼어윈드코리아가 표선항에서 31km 정도 떨어진 해상에 9기를 설치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해당 수역은 배타적 경제수역으로,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도 서귀포시가 아닌 부산지방해양수산청에 신청했습니다.
성산 등 지역 어민들이 즉각 반발하고 나선 가운데, 대응 방안 마련 등을 위한 대책 회의가 열렸습니다.
어민들은 사업자 측의 계획대로 해상풍력 단지가 조성되면 평생 조업을 해왔던 삶의 터전이 사라질 수밖에 없다며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김계호/성산포수협 조합장 : "한 번 소멸하면 앞으로 찾아올 길은 없습니다. 땅에다가 농사짓고 있는데 땅 내놓고 나가라면 어디 가서 농사를 지을 겁니까. 죽기 아니면 살기다. 목숨 걸어야 합니다."]
[임정훈/대형기선저인망수협 조합장 : "바다는 우리 스스로가 지켜나가야 합니다. 언제까지 어업인들의 희생을 통해 개인의 사리사욕을 채우게 할 것입니까."]
수협중앙회는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약 1,000 ㎢의 조업 구역이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여기에 풍력 발전기 설치와 케이블 매설로 해저면 교란과 부유사 발생 등에 따른 해양 생물 서식지 파괴는 물론, 발전기 건설·가동 중 소음과 진동, 자기장 발생으로 어장 환경 변화 등의 피해도 우려하고 있습니다.
[유충열/수협중앙회 해상풍력대응지원반장 : "제주도 전체 면적의 70% 정도 되는 1,000㎢ 정도의 해역은 어업인들이 쓸 수가 없는 상당히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어민들은 제주권역 해상풍력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조만간 부산지방해양수산청을 항의 방문하고, 해상 시위 등 집회를 열기로 해 논란은 더욱 확산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신익환입니다.
촬영기자:고아람/그래픽:박미나
신익환 기자 (si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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