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에게 10억 원대 사기, 농촌마을 '발칵'

신주현 2022. 9. 21.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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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구] [앵커]

청도의 농촌 마을에서 한 여성이 주민 수십 명을 상대로 10억 원이 넘는 돈을 빌린 뒤 잠적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피해자 대부분은 60대 이상 노인들인데, 평소 친분을 이용해 높은 이자를 주겠다며 사기 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신주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한 농촌 마을의 식당.

출입문이 자물쇠로 굳게 잠겨 있습니다.

안에 들어가 보니 의자와 식탁은 물론 주방의 조리기구까지 가지런히 놓여 있습니다.

이 식당을 운영하던 60대 김 모 씨는 지난달 중순 잠적했습니다.

이 일로 인구 250명 남짓의 작은 마을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마을 주민 수십 명이 김 씨에게 돈을 빌려줬기 때문입니다.

한 사람당 천만 원에서 많게는 2억 3천만 원까지, 모두 10억 원이 넘는 걸로 추정됩니다.

[피해 주민 A/음성변조 : "연세 좀 드신 분들은 이 자리에서도 안 나오셔요. 남세스럽다고. 농사 지어서 (1년에) 돈 2천, 3천씩 겨우 (버는데)."]

피해자들은 60대 이상 고령층.

농사일하며 어렵게 모은 돈인데, 대부분 차용증조차 제대로 쓰지 않았습니다.

4년여 동안 큰 식당을 운영하며 친분을 이어 온 김 씨를 믿은 게 화근이었습니다.

[피해 주민 B/음성변조 : "부끄럽기도 하고 배신감도 들고... 서로서로 돈 빌려준 사람들끼리도 불신이 있어요. 왜냐하면 너 걔랑 몰래 뒤에서 통하는 거 아니냐."]

김 씨는 10%대의 높은 이자를 주거나 한 달 안에 갚겠다는 말로 피해자들을 속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럼에도 피해자들은 김 씨의 채무 관계에 대해선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청도경찰서 관계자/음성변조 : "오래 사귀었던 지인들을 상대로 한 거여서요. 이 사람이 사라진 상태여서 추적하고..."]

경찰은 김 씨에 대해 사기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KBS 뉴스 신주현입니다.

촬영기자:백재민

신주현 기자 (shinjou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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