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보장하라"..추수 앞둔 논 갈아 엎은 성난 농심

한솔 2022. 9. 21.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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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전] [앵커]

조금 있으면 농촌 들녘은 누렇게 익은 벼로 출렁일 것입니다.

하지만 수확의 기쁨을 누려야 할 농민들이, 눈물을 머금고 논을 통째로 갈아 엎었습니다.

밥 한 공기당 2백 원에 불과한 쌀값 때문입니다.

한솔 기자입니다.

[리포트]

트랙터가 지나가자 벼들이 힘없이 쓰러집니다.

본격적인 수확을 앞두고 쌀값이 폭락하자 논을 통째로 갈아 엎으며 항의에 나선 겁니다.

자식처럼 기른 벼를 파묻은 농민은 끝내 눈물을 훔칩니다.

["농민주권 보장하라! 보장하라, 보장하라!"]

이번 시위는 보령과 예산, 당진 등 충남 9개 시군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습니다.

지난해부터 생산량 초과로 쌀값 안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왔지만 햅쌀 수확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정부의 쌀값 안정화 대책이 더디자 농민들의 분노가 폭발한 겁니다.

[이종협/전농 보령시농민회장 : "45년 만에 가장 큰 25%가 폭락을 했어요. 쌀값이."]

산지 쌀값은 지난해 9월, 20kg짜리 한 포대에 5만 4천 원대에서 최근 4만 천 원대로 4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밥 한 공기에 적어도 300원은 돼야 하는데 농민들에게 돌아가는 원가는 206원까지 떨어졌습니다.

농기계 기름값과 비룟값 등 생산비까지 크게 올라 수확의 기쁨보다는 내년 농사 걱정이 앞섭니다.

[이규호/보령시 농민회 청년위원장 : "많이 걱정돼요. 내년에 어떻게 농사를 지어야 할지 모르겠고. 금리는 높아졌는데 나갈 대출 비용도 많거든요."]

다음 달 본격적인 수확이 시작되면 쌀값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 농민단체는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하반기 농민대회 개최 등 대대적인 투쟁을 예고했습니다.

KBS 뉴스 한솔입니다.

촬영기자:유민철

한솔 기자 (sol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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