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국장 반대".. 日총리 관저 인근서 시민 분신 시도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국장(國葬)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국장에 반대하는 시민이 총리관저 앞에서 분신(焚身)을 시도했다고 TV 아사히 등이 2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50분쯤 한 70대 남성이 도쿄 지요다구 총리 관저 인근 도로에서 “국장 반대”를 외치며 스스로 몸에 불을 붙였으나, 경찰에게 붙잡혀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건 현장에선 ‘나 개인은 국장에 단호하게 반대한다’고 적힌 종이가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남성은 현재 의식을 회복하고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아베 전 총리 국장을 앞두고 일본 사회에선 반대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이달 언론매체 여론조사에서 ‘국장을 반대한다’는 응답 비율이 마이니치신문 62%, 교도통신 60.8% 등 모두 과반이었다. 지난 19일 도쿄 요요기 공원에 이어 이날 규슈 나가사키현에서도 시민 수백명이 모여 ‘국장 반대’ 시위를 벌였다.
집권 자민당 소속 의원 중 국장에 불참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현역 의원도 나왔다. 행정개혁담당상 등을 지낸 12선(選)의 무라카미 세이이치로(村上誠一郎) 중의원은 이날 “아베 전 총리 업적이 국장을 치를 자격에 해당하는지 확실치 않고, 국민 절반 이상이 반대하고 있다”며 불참 의사를 밝혔다.
국장을 반대하는 시민 움직임이 과격한 양상으로 흘러가자 일본 사회에선 다음 주 국장 당일 경비 태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7월 아베 전 총리 피격 당시 경호 실패가 원인으로 꼽히면서 많은 국민이 경찰을 불신하는 상태다. 국장에는 해외 인사 700명을 포함, 총 60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국장이 진행될 도쿄 지요다구 부도칸 일대를 방문한 쓰유키 야스히로(露木康浩) 경찰청 장관은 “국제 테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등 지금까지 경비와 차원이 다른 상황”이라며 “경계를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국장 당일 도쿄 일대에는 5만명 규모의 경찰력이 배치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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