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의 '그런데'] 공수처 '줄사표' 이유 아는가?

2022. 9. 21.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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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사직상소를 무려 37번이나 올려 최다 기록을 쓴 인물, 누굴까요?

20여 년 동안 5차례나 영의정을 지내면서 효종과 현종을 보필한 정태화입니다. 그는 전염병과 기근을 해결한 명재상으로 꼽히지만, 37번이나 사직상소를 올렸단 이유로 재상직을 너무 가볍게 봤다는 평가도 받지요.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에서 검사와 수사관들이 줄지어 사직하고 있습니다. 최근 검사 2명이 사직 의사를 밝혔는데, 이미 지난 3개월간 세 명의 검사가 사의를 표명했거든요.

이들까지 공수처를 떠나면 공수처 검사는 처장, 차장을 포함해 모두 18명만 남게 됩니다. 공수처는 현재 검사 3명을 추가 임용하기 위해 후보자들을 대통령에게 추천한 상태인데, 이들의 임명돼도 정원인 25명에 한참 못 미칩니다.

검사뿐 아니라 수사관도 올해 들어 8월까지 6명이 사직했고, 최근엔 2명 더 사직 의사를 밝힌 상태…. 이유가 뭘까요?

공수처는 검사들의 사직 행렬이 '한 가지 사유 때문은 아닐 것'이라면서도 '공수처 검사의 임기를 비롯해 법적으로 미비한 점들 때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공수처가 출범한 지는 벌써 1년 8개월이 됐죠. 인력난은 출범 초기부터 계속돼 왔고요. 일부 검사들은 지휘부의 판단력 부족과 그에 따른 구성원들의 불신을 이탈 배경으로 꼽습니다.

'인사·배당과 관련해 지침이나 기준도 없고, 지휘부와 수사 방향성이 맞지 않으면 사건을 주지도 않는데 열심히 할 수가 있겠느냐'면서요.

또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때부터 공수처 개혁을 공약했던 만큼, 검사들이 자기만 살겠다고 공수처를 서둘러 떠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옵니다.

자기 조직도 제대로 추스르지 못하는 공수처에, 나부터 살겠다고 직을 던지는 공수처에, 내 사건을 맡기고픈 사람이 있을까요.

지난달 공수처는 독립적인 수사를 하겠다는 뜻을 담아 새 로고 현판 제막식을 가졌습니다.

'그동안 국민께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줬지만, 오늘을 계기로 일신우일신 하겠다.'라는 김진욱 처장의 다짐, 이번엔 믿어보고 싶습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공수처 '줄사표' 이유 아는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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