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수지 이달도 마이너스..14년 만의 '연간 적자' 경고등 켜졌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이윤주 기자 2022. 9. 21.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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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연속 적자 유력..'집계 이래 최대' 연간 281억달러 예상

이달 들어 20일까지 무역수지가 41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입액이 급증한 탓이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누적 무역적자는 292억달러를 넘어섰다. 현 추세가 유지된다면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132억6700만달러) 이후 14년 만에 연간 기준 무역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올해 무역적자 규모가 281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는데, 이는 통계 집계가 이뤄진 이래 최대 규모다.

관세청이 21일 발표한 ‘9월1~20일 수출입현황’을 보면 수출액은 329억58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8.7% 감소했다. 추석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로 이 기간 조업일수(13일)가 지난해 같은 기간(14.5일)보다 적은 영향이 컸다. 반면 같은 기간 수입액은 70억63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6.1% 증가했다.

수출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3.4%), 석유제품(38.8%) 등은 늘었다. 승용차(-7.5%), 무선통신기기(-25.9%), 자동차부품(-12.3%) 등의 수출액은 줄었다.

수입액은 370억6300만달러로 지난해에 견줘 6.1% 늘었다. 원유(16.1%), 반도체(11.1%), 가스(106.9%) 등의 수입이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기계류(-5.7%), 석유제품(-36.5%) 등은 감소했다.

무역수지는 41억5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1억6700만달러 흑자였다. 올해 들어 무역수지는 지난 4월부터 적자를 보이며 이달 20일까지 누적 무역적자는 292억1300만달러로 불어났다. 이달까지 적자를 나타낸다면 6개월 연속 월별 무역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21일 15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무역수지 및 환율 전망’을 조사한 결과, 올해 연간 무역수지는 281억7000만달러 적자로 전망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 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206억달러)을 웃도는 수치다. 전경련 조사에서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30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응답도 40%에 달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수출입 동향 점검회의에서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데다 에너지 수입 급증으로 무역적자가 지속되고 있다”며 “중국 등을 중심으로 수출 제약 리스크가 여전하고 에너지가격 변동성이 커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하반기에도 무역수지 적자가 지속하면서 올해 국내총소득(GDI)이 지난해보다 약 1%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예인·문다운 한투증권 연구원은 “올해 무역수지 적자는 수출입 물가 차이로 설명된다”면서 “원자재 가격 강세로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7월까지 수출물가는 9.7% 올랐는데 수입물가는 그의 곱절인 19.9%나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수출물가와 수입물가 사이의 괴리가 커지면서 생산활동에 따른 실질적 이익을 뜻하는 국내총소득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금리 인상까지 맞물리면서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반기웅·이윤주 기자 b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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