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보 예술감독 "3년 만에 연극 연출..첫 리딩 때 전율 느껴"

장병호 2022. 9. 21. 20: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첫 리딩 때 온몸에서 전율을 느꼈습니다. 숨어 있던 연출의 감각이 살아났다고 할까요. 역시 연출이 내가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광보 국립극단 단장 겸 예술감독이 3년 만에 연극 연출작으로 관객과 만난다.

김 예술감독이 2020년 9월 국립극단 단장 겸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연출하는 연극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립극단 예술감독 부임 후 첫 연극 연출
버나드 쇼 희곡 '세인트 조앤' 무대화
"잔 다르크의 인간적인 면모 보여줄 것"
백은혜·이승주 등 주연으로 함께 해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첫 리딩 때 온몸에서 전율을 느꼈습니다. 숨어 있던 연출의 감각이 살아났다고 할까요. 역시 연출이 내가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광보 국립극단 단장 겸 예술감독이 3년 만에 연극 연출작으로 관객과 만난다. 다음 달 5일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개막하는 연극 ‘세인트 조앤’을 통해서다. 김 예술감독이 2020년 9월 국립극단 단장 겸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연출하는 연극이다.

김광보 국립극단 단장 겸 예술감독이 20일 서울 중구 서울역 인근에서 열린 연극 ‘세인트 조앤’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국립극단)
예술감독 취임 당시 “국립극단의 혁신을 위해 작품 연출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밝혔던 그가 다시 연극 연출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 최근 서울 중구 서울역 인근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김 예술감독은 “예술감독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주변에서 많은 이들이 예술감독으로 왜 작품을 안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들었다”며 “연극계 선후배들의 작업에 주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 작품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3년 만에 연출을 결심하며 선택한 작품은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의 희곡 ‘세인트 조앤’이다. 백년 전쟁을 승리로 이끈 프랑스의 국민적 영웅 잔 다르크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국내에선 국립극단이 1963년 초연했다. 김 예술감독은 “2015년 이 작품을 연출할 기회가 있었으나 마침 서울시극단 단장을 맡게 되는 바람에 하지 못했던 작품”이라며 “방대한 스케일과 내용의 작품이라 꼭 도전해보고 싶은 ‘숨겨둔 카드’였다”고 말했다.

작품은 정치, 종교가 타락한 시대 한 가운데 서 있던 여인 조앤(잔 다르크)이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죽음까지 불사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신의 목소리에 따라 용맹하게 전쟁터에 뛰어들어 전투를 승리로 이끌지만, 교회와 영주들은 자신의 이권만을 내세우며 조앤을 모함한다. 이념의 소용돌이 속에서 조앤의 신념이 어떻게 좌절되는지가 이 작품이 맞추고 있는 초점이다.

“‘세인트 조앤’은 잔 다르크의 이야기지만, 영웅이 아닌 잔 다르크의 인간적인 모습에 치중하고 있습니다. 잔 다르크가 가진 신념이 어떻게 좌절되고 오도되는지를 보여주죠. 이러한 모습은 현재와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동시대성을 지닌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김광보(오른쪽부터) 국립극단 단장 겸 예술감독, 배우 백은혜, 이승주가 20일 서울 중구 서울역 인근에서 열린 연극 ‘세인트 조앤’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국립극단)
이번 작품에는 매체와 무대를 오가며 대중에게도 눈도장을 찍은 배우 백은혜, 이승주가 각각 조앤 역과 샤를 7세 역으로 출연한다. 백은혜는 김 예술감독이 2016년 선보인 연극 ‘비BEA’로 같이 작업했고, 이승주는 김 예술감독과 여러 차례 작업하며 그의 페르소나로 불렸던 배우다. 김 예술감독은 “이미 잘 알고 있는 배우들이라 믿음이 있었다”고 캐스팅 이유를 설명했다.

‘세인트 조앤’은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에서 오랜만에 만나는 정통 연극이기도 하다. 김 예술감독 취임 이후 국립극단은 연극계의 새로운 젊은 연출가들과 함께 장애와 기후문제 등 동시대 이슈를 다룬 실험적인 작품을 명동예술극장 라인업으로 선보여왔다. 일각에서는 명동예술극장이 대중과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온다. 김 예술감독은 “이제 모든 공이 저에게 넘어왔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명동예술극장 라인업은 제가 생각하는 국립극단의 방향을 보여준 작업이었습니다. 최근 몇 작품이 어려운 점이 없진 않았지만, 미학적으로는 뛰어난 작품들이었다고 생각하고요. ‘세인트 조앤’이 개막까지 보름 정도 남았는데, 최선을 다해 이번엔 일반 관객도 쉽고 재미있게 볼 연극을 만들겠습니다.”

장병호 (solanin@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