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만난 주호영.. 협치 모색 속 '묘한 신경전'

"민주당 의견 경청·수용할 것"
김진표 의장 찾아가 중재 당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를 예방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공동취재단>

김진표 국회의장이 21일 오전 국회 의장집무실을 예방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환담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김진표 국회의장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차례로 만나 정기국회 협치 방안을 모색했다. 다만 여야의 입장이 첨예한 정쟁 사항들을 놓고는 묘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주 원내대표는 21일 오전 국회의장실을 찾아 "지금은 당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의장님이 여야 간의 중재를 잘 해주시고, 국회가 국민들이 볼 때 제대로 협치하고 제대로 된 법을 만드는 것 같도록 지도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김 의장은 "주 원내대표가 정치 경험도 많고, 경륜도 풍부하고, 특히 원내대표 경험이 많다"며 "정치적으로 양당이 서로 쟁점이 있고 결렬될 수 있지만, 그것만 가지고 모든 것을 다 마비시키면 안 되고 다른 민생경제 법안은 다 진행시키면서 정치적인 접점은 또 계속 풀어야 한다"고 답했다.

이후 주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국회 본관 민주당 원내대표실을 찾아 민주당 원내지도부와 접견했다. 박 원내대표는 "주 원내대표는 당내뿐만 아니라 우리 야당에서도 기대가 크다. 2년 전 초대 원내대표를 맡으며 여야 협력적 모습을 이끌어줬다"며 "여야가 정기국회를 앞두고 민생 예산에서 성과를 내야 할 때 협치·협력 리더십을 가진 분께서 집권여당 원내대표가 된 만큼 많은 관심과 기대를 갖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은 22일에 민생 입법 과제를 선정하고, 그중에서 시급성을 다투는 건 각 상임위원회에서 논의를 본격화할 것이다. 집권여당도 할 입법 과제가 있을 것"이라며 "서로 머리를 맞대 국민 눈높이에 맞춰 시급한 것부터 함께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같이 마시는 물에 독극물을 풀어선 안 되는 것처럼 서로 경쟁할 건 경쟁하면서 타협할 건 타협하는, 지혜와 경륜, 인품이 뛰어난 주 원내대표와 함께 풀어가고자 한다"고 했다. 이에 주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대선에서 이겨 여당이 됐지 국회에서는 야당이나 마찬가지"라며 "민주당 의원들의 애국심이나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을 잘 알고 있기에 서로 논의하다 보면 좋은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화답했다.

다만 박 원내대표는 "거대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선거에서 졌음에도 반성 없이 정부여당 행보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발목잡기 프레임'으로 몰아가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있다"며 "야당이 하는 일에 대해 터무니없는 정치공세라고 치부하지 말고 경청하면서 서로 접점을 찾는 혜안과 포용력을 발휘해달라"고 요청했다. 주 원내대표는 "제가 귀가 커서 남의 말을 잘 듣는다고 하는데, 민주당 말씀을 잘 경청하고 수용하겠다"면서 "대변인들에게도 인격모독적 언어는 쓰지 않고, 품위 있는 말을 하면서 뜻을 전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달했다"고 설명했다.권준영기자 kjykjy@dt.co.kr